새벽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도시가 있다. 바로 서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9일 오전 1시 서울 기온은 29.5도이다.
그런데 이보다 무려 10도 낮은 지역이 있다. 강원도 대관령으로 같은 시각 19.7도를 기록 중이다.
물론, 대관령 기온의 경우 평창군 전체 기온에 희석되는 맥락이다. 사람들이 밀집해 사는 지자체 단위로 보면, 강원 태백시가 21.9도로 가장 낮아 눈길을 끈다. 같은 강원 지역에서도 정선 23.9도, 제천 24.4도, 동해 25.8도 등 20도 중반대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러면서 폭염특보를 나타내는 기상청 특보현황 지도에서도 태백시가 눈에 띈다. 보통 여름철이면 대구를 비롯한 폭염경보(짙은색) 발효 지역과 그 외 폭염주의보(옅은색) 발효 지역이 어우러지는데,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 대부분 지역이 폭염경보 발효 지역이다. 폭염주의보 발효 지역은 앞서 언급한 대관령이 있는 강원 평창평지를 비롯한 강원 내륙, 강원~경북~울산~부산 등 동해안 일부 지역, 그리고 제주도 다수 지역 뿐이다.
그리고 폭염특보 자체가 발효되지 않은 유이한 지역이 태백과 제주도 한라산 일대인데, 한라산의 경우 주거지가 별로 없는 것을 감안하면, 태백시가 특이 사례가 된다. 같은 강원 지역 상당수 시·군이 폭염주의보도 아닌 폭염경보 발효 지역이라는 걸 감안하면 '특출'나다.

3주 전이었던 7월 7일 매일신문 '또 전국 유일 '無폭염특별시', 태백시민들에게 폭염특보 발령은 남의 일' 기사에서는 지금보다 옅은 전국 폭염특보 지도에서 한라산과 함께 하얀 태백시를 주목했다.
이어 3주 동안 폭염이 지속됐음에도 한라산·태백은 하얗다.
태백시는 평균 해발고도가 902m정도로 전국은 물론 강원도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 대관령 수준의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여름 날씨를 보이며 도시가 낮에 달아오른 열을 밤에 식히지 못하는 열섬현상도 보기 힘들어 열대야 역시 겪기 힘든 곳이다. 푄 현상의 영향도 있겠으나 대도시 서울이 인구가 더 적은 대구보다 뜨거운 상황도 '도시 체급'이 클 수록 열을 식히는 능력은 떨어지는 열섬현상이 한몫 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 태백시 인스타그램은 29일 저녁 일종의 '아재개그'로 열대야를 모르는 상황을 자랑했다.
업로드된 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대야가 열 개였는데, 지금은 아홉 개밖에 없다"고 울먹인다. 열(10)대야 중 대야 하나가 없어져 '열대야'가 없다는 언어유희다.
이어 기상청 폭염특보 발효 현황 지도를 제시, "저기 하얀 곳이 태백입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태백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원한 도시' '폭염 없는 도시'의 문구를 강조하며 여름 휴가 시기를 타깃으로 한 제10회 한강·낙동강 발원지 축제(7월 26일~8월 3일), 2025 쿨 시네마 페스티벌(7월 25일~8월 3일) 등을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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