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보다 22% 급증…통계 작성 이후 최대
상위 80% 가구는 흑자…양극화 심화 우려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10% 가구의 월평균 적자액이 처음으로 70만원을 넘어섰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에 따른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분위(소득 하위 10%) 가구의 흑자액은 마이너스 70만1천원을 기록했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아 70만원 적자를 낸 것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70만원을 돌파했다.
1분위 가구의 적자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22.3% 급증했다. 이는 처분가능소득이 줄어들고 지출은 늘어난 결과다. 실제 올해 1분기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56만4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다.
2분위(하위 10~20%) 가구의 적자액도 17만5천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3.4% 늘었다. 저소득층의 가계 부담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반면 3분위부터 10분위까지 나머지 80% 가구는 모두 흑자를 냈다. 특히 소득 상위 10%에 속하는 10분위 가구의 흑자액은 531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1.7% 증가했다.
8분위(191만5천원)와 9분위(264만원) 가구의 흑자액도 각각 23.1%와 10.7% 늘었다. 내수 부진 여파가 저소득 가구에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지난 1분기 전국 가구당 월평균 흑자액이 127만9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증가했다. 흑자액은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금액으로 가계가 실제로 남기는 여유 자금을 뜻한다.
이번 통계는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에서 소득 계층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소득층은 생활비 부담 증가로 적자 폭이 커지는 반면, 중산층 이상은 오히려 여유 자금이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