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정당 대표 잇따라 참의원 당선

입력 2025-07-21 17:23:35 수정 2025-07-21 18:22:12

'혐한 발언' 참정당, 보수당 대표
한국계 하쿠신쿤 전 의원은 낙선

참정당 가미야 소헤이(神谷宗幣) 대표가 20일 있은 참의원 선거 직후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참정당 가미야 소헤이(神谷宗幣) 대표가 20일 있은 참의원 선거 직후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국 여자 배구 선수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등 한국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발언을 일삼았던 혐한 작가 햐쿠타 나오키(百田尚樹) 일본 보수당 대표와 재일한국인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고교 교사 출신 가미야 소헤이(神谷宗幣) 참정당 대표 등 극우 인사들이 20일 있은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잇따라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보수당은 20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2석을 얻었다. 2023년 창당한 보수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3석을 얻은 바 있지만 참의원을 배출한 건 처음이다. 햐쿠타 보수당 대표는 NHK에 출연해 "부족한 결과지만 우직하게 일본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도록 국회에서 다른 의원들에게 요청하겠다"고 했다.

햐쿠타 대표의 참의원 당선에 극우적 발언을 일삼아온 그를 향한 우려도 커진다. 이전 발언에서 배어나온 깊은 혐오감 탓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외국인은 일본 문화와 규칙을 무시한다. 일본인을 때리고 물건을 훔친다"는 유언비어에 가까운 말을 하며 극우적 분위기에 편승했다. 심지어 일본군이 1937년 중국 난징에서 30만 명 이상을 학살한 '난징대학살'마저 날조라고 부정한 바 있다.

일본 민심의 전반적 우경화 흐름 속에서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운 우익 참정당도 1석에 불과했던 의석수를 15석으로 대폭 늘렸다. 고교 교사 출신의 가미야 소헤이(神谷宗幣) 참정당 대표 역시 유세 도중 "(참정당 헌법 구상안을 비판하는 사람은) 멍청이, 바보다. '쵼(チョン)'이라 불리며 바보 취급 당한다"고 했다. 일본 온라인 커뮤티니 5ch(옛 2ch)에서 한국인을 모멸적으로 깎아내리거나 조롱할 때 쓰이는 표현이다.

이시바 시게루(왼쪽 두 번째) 일본 총리 겸 집권 자민당 총재가 20일 일본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왼쪽 두 번째) 일본 총리 겸 집권 자민당 총재가 20일 일본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복 차림 여성 등을 조롱해 논란이 됐던 스기타 미오(杉田水脈) 전 의원은 자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으나 낙선했다. 스기타 전 의원은 2016년 유엔 회의에 참여했을 당시 "치마저고리와 아이누 민족의상 코스프레 아줌마까지 등장" 등 차별적 발언을 SNS에 올려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이다.

한편 한국계인 하쿠신쿤(白眞勲·백진훈) 전 의원은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나 2022년에 이어 다시 고배를 들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하쿠 전 의원은 2004년 처음 참의원이 된 뒤 2010년과 2016년 연달아 당선됐던 3선 의원이다. 대북 정책 등에 관심을 두고 의정 활동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