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1차 사업자 이번 주 선정 유력…배터리 3사 정성 평가 '물밑 승부'

입력 2025-07-21 13:23:36

산업 기여도·안전성·주민 수용성 점수 결정적 변수로 부상

2020년 10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2020년 10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0'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단지 조성사업의 첫 번째 사업자 선정 결과가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정성 평가 항목이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최근 약 1조원 규모(총 540㎿)의 ESS 1차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평가기준을 공개했는데 가격 평가 60점과 비가격 평가 40점으로 구성됐다. 비가격 평가 항목은 계통 연계, 산업·경제 기여도, 안전성, 기술력, 주민 수용성 및 사업 준비도, 사업 신뢰도 등이다.

이번 입찰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각기 다른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제안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추정돼 비가격 평가 점수가 낙찰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특히 비가격 평가 항목 가운데 국내 산업 기여도(24%)와 화재·설비 안전성(22%), 주민 수용성 및 사업 준비도(10%) 등 세 항목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사실상 정성 평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 특성도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배터리 셀을 중국 난징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어 국내 산업 기여도 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온은 후발 주자인 만큼 시장에서의 ESS 배터리 기술력과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삼성SDI는 삼원계(NCA)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성과 가격 측면에서 불리하지만, 울산 공장에서 셀을 대부분 생산해 국내 산업 기여도와 주민 수용성에서 강점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삼성SDI는 자체 안전성 강화 기술을 강조하고 공격적인 가격 제시를 통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년 확정)에 따라 2038년까지 총 23GW 규모의 ESS 설비를 확충하기 위한 첫 단계로, 향후 진행될 추가 입찰의 방향을 좌우할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와 미국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 ESS는 새로운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며 "정부가 국내 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계 업체들이 입찰을 포기한 만큼, 이번 사업자 선정은 국내 업체 간의 치열한 기술 및 전략 경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