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당3역' 정책위의장 마친 김상훈 의원 "TK의원들도 당 혁신 동참 다짐"

입력 2025-07-21 16:28:27 수정 2025-07-21 20:12:01

정책위의장 10개월 "에너지3법 통과 보람, 반도체 '52시간 예외' 불발은 아쉬움"
쇄신과 반성, 공약·정책 선점으로 힘 있는 야당으로 거듭나야
염색산단 200억원대 악취저감 사업 장기저리 정책자금 투입 문제 풀어
서대구역 역세권개발사업 정부 국정과제 반영 목표, 여당과 협의

김상훈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매일신문과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상훈의원실 제공
김상훈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매일신문과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상훈의원실 제공

6월 대통령 선거까지 10개월 동안 당 정책위의장 직을 수행한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의 얼굴과 목소리에는 중책에서 내려온 홀가분함, 당의 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원내대표, 사무총장과 함께 '당 3역'으로 꼽히는 보직에서 그는 그간 당의 정책업무를 총괄하며 정부·야당과 조율·협상에 나서는 한편 선거 국면에서는 공약 발굴 작업에도 온 힘을 쏟았다.

지난 17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김 의원은 "민생을 위한 입법과 정책 개발에 힘쓸 수 있어 감사했으나 현실에 막혀 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것에 송구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 8월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정치 환경에서 당은 계파색이 옅고 정책통으로 꼽히는 4선 중진의 김 의원을 정책위 의장으로 발탁했다. 그는 그간 민주당을 설득해 민생과 미래먹거리 산업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노력했다.

특히 미래 먹거리 4법 중 에너지 3법에 해당하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 해상풍력 특별법 등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것은 큰 성과로 꼽힌다. '끝내 아쉬운 것'을 묻자 그는 "더불어민주당 반대로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을 담은 반도체 특별법을 처리하지 못한 것"이라고 즉답했다.

대선에 이르기까지 10개월간 연일 계속된 고군분투에서는 해방됐으나, 이제 소수야당으로 전락한 당에 대한 근심이 크다. 철저한 쇄신과 반성으로 '힘 있는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김 의원은 "국민께서 우리 편에 서주시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진실로 국민 편에 선 정당임을 입증할 때, 민의를 등에 업고 정부여당에 맞서는 힘 있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근 비대위와 혁신위의 당 개혁 작업에 대해서는 진통을 겪겠지만 그만큼 바람직한 길을 찾고, 그대로 정진할 것을 기대했다.

김 의원은 "사람도, 조직도 아픈 만큼 성장하기에 의견충돌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다만 결론이 도출된 후에는 분열과 다툼은 자제하고 오직 혁신 동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 하나 된 모습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구경북(TK)의원들도 혁신 필요성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며 쇄신에 동참을 다짐하고 있다. 중도층, 수도권, 청년의 당내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조치도 반드시 뒤따를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 의원은 특히 당이 지금부터 인재영입 등 지방선거에 대한 준비에 나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현 정권 장관이나 수석 인사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정운영에 충실할 인사를 앉히는 게 아니라 친명 인사들의 지방선거 스펙 쌓기 용도로 쓰고 금방 떠날 사람들이란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 우리 당이 청렴하고 유능한 인물들을 당의 주자로 세워야 한다. 지자체별 특화된 민생·미래먹거리 정책과 공약을 개발, 선점해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정당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의원 스스로도 지역현안을 치열하게 챙기고 있다. 최근 성과로는 환경부의 환경정책자금 융자 운용요강을 개정해 염색 공단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염색산단은 200억원을 들여 탈황 설비를 개선하고 악취관리 시설을 설치키로 했으나 공단 운영주체가 조합 또는 연합회가 아닌 공단의 형태여서 장기저리 정책자금 조달이 불가한 상황이었다. 김 의원은 환경부 담당 실무자들과 직접 만나 염색공단의 특수성을 들어 수차례 설득, '산업단지관리 비영리법인'을 추가해 염색공단을 수혜대상에 포함시켰다.

서대구역 활성화 및 역세권 개발 방안과 관련해서도 고삐를 꽉 잡고 있다. 김 의원은 "복합환승센터 유치 예정 부지는 코레일 측과 협의해 공동 민간투자사업을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복합환승센터 완공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 "서대구역세권 개발 사업은 대선 지역 공약에 포함된 상태다. 정부 국정과제로도 반영시켜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게 여당 측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상훈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매일신문과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상훈의원실 제공
김상훈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매일신문과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상훈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