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옹호' 대통령실 비서관 "국민께 사죄"…"인사철회 없다"

강준욱 대통령국민통합비서관

자신의 저서에서 12·3 비상계엄을 옹호한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가해진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국민께 사죄드린다"고 했다.

강 비서관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수개월간 계엄으로 고통을 겪으신 국민께 제가 펴낸 책의 내용과 표현으로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철저한 성찰을 바탕으로 세대, 계층, 이념으로 쪼개진 국민들을 보듬고 통합하려는 대통령의 의지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어떠한 변명으로도 국민께 끼친 상처와 불편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철저한 성찰을 바탕으로 세대, 계층, 이념으로 쪼개진 국민들을 보듬고 통합하려는 대통령의 의지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 비서관이 지난 3월 출간한 '야만의 민주주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내용이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책에서 강 비서관은 "나는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야당의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이라고 정의한다"며 "정부가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으로 손발을 묶는 의회의 다수당의 횡포를 참을 수 없어 실행한 체계적 행동"이라고 했다.

또 당시 대선 주자였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선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강력한 공포의 전체주의적·독선적 정권이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매우 크다"고 했다.

지난 2020년 7월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가 대표로 있던 '경제지식네트워크' 주최 강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조금 지독한 빨갱이와 그냥 빨갱이의 느낌이 든다"고 발언했고, 국민의힘 전신인 당시 미래통합당에 대해서는 "중도좌파 정당"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을 두고는 "극심한 대깨문(문재인 전 대통령 강성 지지자)은 대책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여권에서는 강 비서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으로 당시 동국대학교 강준욱 교수를 임명했다. 국민통합비서관은 경청통합수석비서관 산하에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통합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자리로, 강 비서관은 보수 진영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통합 차원에서 이뤄진 인사인 만큼, 인사 철회를 할 방침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