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日 참의원 선거, 與 과반 무너지나

입력 2025-07-17 16:13:14 수정 2025-07-17 20:42:28

의석 절반 선출… 與 역대 최저치 우려
'日 퍼스트' 참정당, 여당 표 잠식
고물가 대처 등 무능 지적 여론 비등
이시바 총리, 참패 시 퇴진 압박 ↑
한일 셔틀외교 재개 등 협력 불투명

20일 실시될 참의원 선거 운동 시작일이던 지난 3일 일본 도쿄 거리에 있는 후보자 게시판에 관계자들이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20일 실시될 참의원 선거 운동 시작일이던 지난 3일 일본 도쿄 거리에 있는 후보자 게시판에 관계자들이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20일 실시될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가 막판 싸움에 접어들었다. 이번 선거에서 참의원 의석수 총 248석 중 절반 정도인 125석의 향배가 결정된다. 집권 자민당·공명당이 과반 의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50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판세 분석은 낙관적이지 않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거취와 일본 외교 방침이 이번 선거 결과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민당, 역대 최저치 우려

임기 6년인 일본 참의원은 절반씩 3년마다 새로 선출된다. 2025년에 125석, 2028년에 123석이 선출되는 식이다. 이번에는 지역구 75석, 비례대표 50석이 결정된다. 선거가 치러질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 중 집권 여당인 자민당·공명당 소속은 66명이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여론조사 추이로 예측한 여당의 획득 가능 의석 수는 많아야 50석 남짓이다. 그나마 접전지역에서 대부분 이기고 비례대표에서도 선전해야 한다는 게 전제다.

다소 비관적인 예측이 지배적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이 36석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36석은 1989년 선거에서 거둔 역대 최저치다. 공명당도 마찬가지다. 사상 최저치인 9석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무능 입증한 여당에 여론 악화

이런 암울한 분위기는 현안 대처에 무력했던 여당을 향한 여론의 불만이 커진 데서 비롯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여름부터 오른 쌀값은 올 들어 곱절로 뛰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다 3월에야 비축미를 시장 풀었지만 쌀값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에토 다쿠 당시 농림수산상은 "쌀을 사본 적이 없다"고 실언하며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붓고 교체됐다. 후임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통 과정을 바꾸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당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못했다. 설상가상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것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우익 군소 야당인 참정당의 약진도 여당 약세의 이유로 꼽힌다. 외국인에 대한 규제 강화와 '일본인 퍼스트' 구호를 내건 참정당이 보수층에게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지 언론은 참정당이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 이변을 노리는 건 물론 비례대표에서도 기존 자민당 표를 흡수할 것으로 점친다. 요미우리신문은 참정당이 최소 5석, 최대 19석까지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참정당의 기존 의석 수는 1석에 불과했다.

◆한일 협력에도 영향 미칠까

참의원 선거 결과가 한일 관계 등 일본 외교에 끼칠 영향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우선 자민당·공명당 연립 정부가 목표 의석 수를 달성한다면 이시바 총리의 정치 행보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에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셔틀 외교 재개 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고, 10월 31일에는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려 이시바 총리의 참석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자민당·공명당이 50석 이하의 의석을 확보한다면 최악의 경우 이시바 총리가 퇴진 압박에 시달릴 수도 있다.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여소야대' 구도가 되기 때문이다. 총리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외교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