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탈미국' 재편 꾀하며 미국·중국 의존도 낮추려 노력
인도네시아와 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과 협력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위협에 맞서 유럽연합(EU)이 미국 동맹국, 무역 상대국들과 함께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중을 배제하고 아예 무역 구조를 새로 짜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오고 있다.
◆"캐나다·일본 등과 연대 타진 중"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EU는 캐나다와 일본 등 미국 동맹국들과 '트럼프 상호관세'에 대한 공동대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대를 타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음달 1일부터 EU에 30%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12일 예고했다. 이에 따라 EU는 대미 관세 부과 및 인상 등 준비해둔 보복조치를 시행하는 시점을 이달 14일에서 다음달 초로 또다시 미뤘다.
EU 통상 장관들은 14일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대응 조치를 논의한다. EU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다음달 1일까지 타결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한 단기 대응책과 장기 대책도 준비해둔 상태다.
먼저 EU는 인도네시아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나선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3일 FTA 진전을 위한 정치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경제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변동성이 만나는 때 우리(EU와 인도네시아)와 같은 파트너들은 서로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우리 동남아시아, 특히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안정에 유럽이 매우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EU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의 협력도 모색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세계무역기구(WTO)를 대체할 새로운 자유무역체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하면서, CPTPP과 EU 사이의 "구조적 협력"을 양측 모두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CPTPP는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작년 12월에는 영국도 가입했다.
◆"안보·방위 파트너십도 강화"
EU는 2020년 브렉시트로 갈라선 영국과도 올해 5월 정상회담에서 안보·방위 파트너십 강화, 무역·이민 문제 협력, 농축산물 및 식품 수출입 절차 완화, 어업협정 연장 등에 합의했다.
EU는 아울러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미와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과도 무역 관계를 더 밀접하게 맺기 위해 노력중이다.
EU는 지난달에 호주에 이어 캐나다와 각각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해 방위산업, 사이버 안보, 위기대응 등에 대한 광범위한 협력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EU가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한 파트너 국가는 한국·일본·영국을 포함해 9개국으로 늘게 됐다.
EU 개별 국가들도 다각화에 나섰다. 캐나다는 동남아시아에 접근하고 있으며 브라질과 멕시코도 상호 무역관계를 심화하고 미국·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중이다.
NYT는 "미국 동맹국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을 빼놓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단합해서 실제로 미국에 맞설 수도 있는가"가 분석가들이 꼽는 핵심 질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배제하고 무역 구조를 짜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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