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지오로봇
지역 제조기업과 협업 모델로 확장
대구에서 출발한 로봇 스타트업 '지오로봇'이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고중량 물류로봇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출신 연구자들이 창업한 이 기업은 지역 제조업과의 연계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며, 수도권 중심의 기술 창업 공식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모듈형 로봇으로 차별화
기술 기반의 딥테크 기업인 지오로봇은 2022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출신 연구자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강태훈(52) 대표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전 포항지능로봇연구소) 연구개발팀장, DGIST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장, 지능형로봇연구부장 등을 거친 산업용·이동형 협동로봇 분야의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10살 과학반 소년은 평생을 로봇 연구에 바쳤고, 마침내 로봇 기업의 CEO가 됐다. 5명이 의기투합해 시작한 기업은 3년 만에 22명이 일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오로봇은 전체 로봇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물류 로봇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지오로봇의 물류 로봇은 '모듈형 설계'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개별 유닛 간 연결이 가능해 필요에 따라 쉽게 붙였다 떼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수요 기업의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맞춤 적용이 가능하며 초기 도입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창업 초기 가장 많이 도와준 기관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였다. 어떤 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지, 생산된 제품을 어디서 테스트해야 하는지 등 실질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기존에 아무런 인연도 없었지만 먼저 찾아와 현실적인 조언과 기회를 제시해줬다. 강 대표는 "매우 적극적이었고, 수시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등 진심으로 기업을 키워보려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삼성과 협업
지오로봇은 지난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삼성전자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Lab Outside'에 지원해 선발된 것이 계기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7일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서 열린 '대구-삼성 스타트업 데이' 행사에서 자사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협력 중인 기업인 지오로봇의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3t 이상 고중량 물류 운반에 대한 해법을 모색 중이었고, 지오로봇은 이에 대응해 6t 이상 물류도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5m 규모의 물류 로봇을 자체 개발·납품했다. 지오로봇은 이 제품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국산화 기술력을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 대표는 "대기업과의 협업은 단순한 납품이나 계약을 넘어 서로의 노하우를 주고받으며 기술적·사업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결정적 기회"라며 "이런 협업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안전성과 품질 면에서 극한 수준까지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 창업이 오히려 기회
강 대표는 대구에서 창업한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의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이 로봇 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가능성이 열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역의 중견기업들이 내연기관차 부품에서 로봇 부품으로 전환을 모색하며 지오로봇에 협업을 제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고무 부품 제조 기업과 로봇용 바퀴 부문에서 협업을 진행해 중국산 제품보다 싸고 정밀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강 대표는 "로봇 양산에 적합한 파트너들이 지역 내에 충분히 존재하며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반드시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은 바뀔 필요가 있다"며 "지오로봇 구성원 중 절반가량은 서울·경기권 출신으로, 오히려 지역으로 내려와 새로운 기회를 찾는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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