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이희대] 군위 3년간의 변화

입력 2025-07-17 17:49:14 수정 2025-07-17 19:25:24

경북부 기자

경북부 이희대 기자
경북부 이희대 기자

최근 김진열 대구 군위군수와 커피를 마시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 군수는 대뜸, "주말에 군위읍을 한 번 둘러보라"고 권했다. 기자가 "왜요"라고 반문하자, 김 군수는 "'주말이 되면 군위읍이 들썩거릴 정도로 외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기자의 눈으로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다.

기자는 3년 전인 2022년 7월 4일 자로 의성군 담당에서 군위군 담당 기자로 발령을 받았다. 같은 해 7월 1일 취임한 김 군수와는 근무 기간이 비슷하다. 기자는 앞서 2004년 8월 4일부터 군위군과 의성군 겸임 발령을 받아 2018년 6월 말까지 14년 가까이 군위군에 출입한 적이 있어 군위군에 대한 정보는 아주 밝은 편이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주말이 되면 군위읍 시가지인 중앙로는 너무나도 조용한, 전형적인 농촌 읍소재지였다.이는 불과 3년 전 일이다. 이 무렵 군위군은 '소멸 위험 전국 1위' '고령화율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3년 전만 해도 군위군의 이름 앞에 붙었던 이 두 개의 수식어는 위기의 상징이었지만, 동시에 변화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그동안 인구 2만2천300여 명의 초미니 지자체 군위군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 변화의 결정적 전환점은 2023년 7월 1일 대구광역시 편입이었다. 편입과 함께 대중교통망이 빠르게 재편됐고, 중앙선 복선전철 군위역 개통은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도시와의 접근성을 끌어올렸다. 대구 시내(급행)버스 군위군 전역 운행은 교통 편의성을 넘어 관광객 유입과 전통시장 활성화로 이어지며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 다른 변화의 동력은 스포츠·레저 인프라다. 군위는 현재 골프장 4개가 영업 중이고, 2개가 조성 중이어서 앞으로 대구경북 지자체 중에서 골프장을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된다. 파크골프도 전국적인 인기 속에 국내 최대 규모인 180홀 산지형 파크골프장을 조성 중이서 중장년층 중심의 체류 인구 유입을 꾸준히 이어 가고 있다.

여기에다 정식 경기가 가능한 삼국유사군위야구장은 전국적인 부러움과 관심 속에 중·고등학교 야구부 전지훈련장으로 자리 잡았고, ▷전국 동호인테니스대회 ▷전국 게이트볼대회 ▷사회인 미식축구리그 ▷전국 파크골프대회 등 각종 전국대회를 유치하며 '레저스포츠 도시 군위'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의 상징은 바로 생활 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4분기 기준, 군위의 일일 평균 생활 인구는 약 20만 명으로, 이는 주민등록 인구(약 2만 명)의 10배에 달한다. 군위의 생활 인구 증가율은 대구경북 최고 수준이며, 전국 군 단위 지자체 중 유례없는 기록이다. 군위는 이제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일과 소비, 여가가 어우러진 복합 생활권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군위군은 3년의 시간 동안 대한민국 지방 소멸 극복의 반전 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다. 소멸의 경계에서 기회의 전선으로 이동한 군위의 변화는 지방행정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기자의 눈으로 봤을 때 ▷정주와 관광 ▷산업과 일자리 ▷교통과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완성할 수 있다면 군위는 더 이상 대구의 변방이 아니라, 쇠퇴 일로의 대구경북을 견인할 성장 엔진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작지만 강한 군위의 실험은, 대한민국 지방 소멸 위기에 던지는 가장 실용적이며 구체적인 해법이다. 군위는 더 이상 '가 보지 못한 미래'가 아니라, '앞서가는 지방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