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양 살해 교사, 감형 노리나…반성문에 정신감정 신청까지

입력 2025-06-30 15:09:43

"가장 중한 법정형이 정해진 사건…신중한 양형 심리 필요"
4월부터 반성문 50번 제출

김하늘 양 살해교사 명재완. 대전경찰청 제공
김하늘 양 살해교사 명재완. 대전경찰청 제공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김하늘(8)양을 살해한 전직 교사 명재완(48)씨에 대한 정신감정이 진행된다. 명씨 변호인의 신청에 따른 것이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김병만 부장판사)는 30일 명씨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영리약취·유인 등) 혐의 재판에서 정신감정 절차를 채택하기로 했다.

앞서 명씨 변호인은 "정신질환·우울증이 이 사건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형법상 가장 중한 법정형이 정해진 사건으로 신중한 양형 심리가 필요하다"며 "검찰 측의 부착 명령 청구도 병합돼 진행되는 만큼 재범 위험성을 면밀히 심리할 필요가 있다"며 정신감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해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법정형이 사형과 무기징역밖에 없는 가장 중한 사건인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정신감정 결과가 재판부에 귀속되지는 않으며, 자료를 충분히 수집해 양측과 유족 의견까지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정신감정 절차는 최소 한 달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정신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다음 기일을 잡기로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하늘양 아버지가 증인으로 나서 유가족이 여전히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 진술했다. 증인 신문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피해자 측 변호인인 김상남 법무법인YK 변호사는 "아버님은 하늘이를 자기 목숨보다 사랑했고, 여전히 피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술했다"며 "그런데도 감형만을 위해 정신 감정을 신청한다는 게 너무 힘들고 유족에게 가혹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명씨 측이 정신감정을 신청하면서 감형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명씨 측은 1차 공판 이후 법원에 '심신미약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또 명씨는 지난 4월 국선변호인 지정을 취소하고 법무법인을 선임한 뒤 하루에 한 번 꼴로 반성문을 내고 있다. 지금까지 명씨는 총 50번이나 반성문을 제출했다.

명씨는 지난 2월 10일 오후 5시께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귀가하는 1학년 김하늘양을 시청각실로 데려가 직접 구입한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4월 명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파면을 결정했으며, 명씨가 별도의 이의 절차를 밟지 않아 파면이 확정됐다.

검찰과 피해자 측은 명씨가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점, 범행 당시 그 의미와 결과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범죄 심리분석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정신감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