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사업·조기 예보·대피훈련…경북 지자체 산사태 안전망 구축 총력전

입력 2025-06-19 20:03:16 수정 2025-06-19 20:06:52

안동, 매트·풀씨 덮어 토사 막아…의성, 우려 지역 117곳 응급 복구
영양, 민관 참여 실전형 대응 훈련…영덕, 마을순찰대 주민 대피 지원

안동시 임하면 신덕리 뒷산과 마을을 연결하는 곳에 장마철을 대비한 물막이 공사가 한창이다. 이 마을은 지난 대형 산불로 농협 창고와 수채의 주택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엄재진 기자
안동시 임하면 신덕리 뒷산과 마을을 연결하는 곳에 장마철을 대비한 물막이 공사가 한창이다. 이 마을은 지난 대형 산불로 농협 창고와 수채의 주택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엄재진 기자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경북의 대형 산불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 우려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산불 피해 지역 지자체는 산사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며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안동 '매트 깔고, 풀씨 뿌려'

19일 오전 11시쯤 안동시 임하면 신덕리 마을 뒷산. 지난봄 산불로 농협창고를 비롯해 주택 수채가 불에 타는 피해를 입은 이곳은 장마철을 앞두고 물막이 공사가 한창이다.

집중호우로 산에서 쏟아지는 빗물과 흙이 마을 주택을 덮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소규모 사방댐을 만들고 있다.

안동시는 장마철을 앞두고 산불 피해지 7개 면의 산사태 우려 지역을 대상으로 피해 복구 및 예방 사업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주택이나 마을과 맞붙은 산불 피해지에 매트를 깔고 풀씨를 뿌려 나무들이 잡아주지 못하는 토양을 풀들이 자리를 잡도록 했다.

일부 지역에는 흙을 채운 포대 자루를 쌓아 토사 유출을 막고, 수로를 만들어 갑자기 쏟아지는 물이 민가를 덮치지 못하게 했다.

국가재난안전관리시스템(NDMS)에 등록, 국비 지원을 받은 19곳을 포함해 30여 곳에 대한 사방사업도 펼치고 있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남선면 현내리와 임하면 금소리 2곳 등 3곳에 발주를 마쳤다.

◆의성 '2차 피해 예방에 총력'

산불 피해가 컸던 7개 읍·면 117곳을 산사태 우려 지역으로 지정하고 18억원을 투입해 옹벽 설치 등 응급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19일 기준 산사태 우려 지역 가운데 59%인 69곳은 긴급 사방 복구 공사를 완료했다.

의성군은 단순한 피해 복구를 넘어 산불로 지표식생이 사라진 지역의 토사 유출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어 조치를 취했다. 돌망태(게비온) 옹벽(7곳)을 비롯해 ▷식생블럭옹벽(14곳) ▷마대쌓기(24곳) ▷마대수로(8곳) 등을 설치했다. 낙석방지망(4곳)과 기슭막이(3곳), 계간수로(1곳) 등은 이달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사방댐과 계류 보전 등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리고 민가와 거리가 떨어진 지점 38곳은 올 연말까지 54억원을 투입해 단계별로 복구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산사태 예보 및 대피 시스템도 강화했다. 산림청이 운영하는 디지털 사면통합산사태정보시스템을 통해 1차적으로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확인하고 주의보 또는 경보를 발령할 방침이다. 이 시스템은 토양에 포함된 수분의 함량에 따라 1㎢ 단위로 지도의 색이 변하는 방식이다.

◆영양 '3중 안전망'

2차 피해 방지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옹벽과 사방댐 같은 물리적 시설은 물론, 조기 예보와 주민 대피 훈련까지 총망라한 '3중 안전망'을 본격 가동 중이다.

석보면, 입암면 등 산불 피해 18개 지역의 응급 복구 작업을 마무리한 데 이어, 64곳에 식생 마대, 방수포, 물길 조정 등의 2차 방재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먼저 산사태 위험지역을 대상으로 '12시간 사전 예보제'를 운영한다. 일 강수량 50㎜ 이상, 누적 강우량 200㎜ 이상이 예보될 경우 즉시 순찰대를 투입하고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체계다. 예보, 판단, 통보, 대피 순으로 이어지는 대응 체계를 구축해 인명피해만큼은 최소화하겠다는 것.

실제 상황에 대비한 대피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입암면 노달리 일대에서는 주민과 소방, 경찰 등이 참여한 실전형 산사태 대응 훈련이 실시됐다.

주말부터 본격화되는 장마에 대비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 행정안전부와 산림청도 연계해 정밀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영덕 '마을순찰대 조직'

주민 참여형 대피 시스템을 통해 204개 마을에 총 827명 규모의 '마을순찰대(이장·자율방재단·의용소방대·부녀회)'를 조직했다. 긴급 상황 시 대피 경로 안내와 위험 예찰, 주민 대피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인명피해 우려 지역 18곳과 위험지구 18곳 등에 대한 예찰과 점검 활동을 강화하며 폭우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산불피해가 컸던 영덕읍과 축산면, 지품면에 대해서는 불탄 소나무를 제거하고 산산태 우려지역 8곳에 대한 응급복구도 최근 마무리했다.

또 ▷수저류시설 4곳, 배수펌프장 10곳, 급경사지 99곳 등 재해 예방시설 사전 점검 및 전문 인력 지정·배치 ▷우수기전 급경사지 99곳 안전 점검 등 여름철 재난 대책을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