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 인문계 정시 합격생 56% 이과생…높은 표준점수 바탕 '문과침공' 심화

입력 2025-06-15 13:13:39

종로학원, 17개 대학 340개 학과 자료 분석
인문계 학과 21곳은 합격생 전원이 이과생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4일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4일 대구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학년도 주요 대학 인문계열 학과 정시 합격생 중 절반 이상은 이과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공시에서 2025학년도 주요 17개 대학 인문계열 340개 학과 정시 합격자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선택 과목 비율을 분석한 결과 55.6%가 수능 수학에서 미적분이나 기하 과목을 선택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수학 미적분과 기하를 이과 수험생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으로 본다. 미적분과 기하는 문과 수험생 다수가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 입시에 유리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원점수가 전체 수험생 평균에서 얼마나 차이 나는지 나타내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진다. 이에 이과생들이 높은 수학 표준점수 등을 바탕으로 인문사회계열에 진학하는 이른바 '문과침공' 현상이 최근 들어 계속 발생하고 있다.

2025학년도 주요대학 인문계열 학과 정시 합격생 중 이과생(수학 과목 미적분·기하 선택) 비율. 종로학원 제공
2025학년도 주요대학 인문계열 학과 정시 합격생 중 이과생(수학 과목 미적분·기하 선택) 비율. 종로학원 제공

한양대 인문계열 학과의 이과생 합격 비율이 87.1%로 가장 높았고 ▷서강대 86.6% ▷건국대 71.9% ▷서울시립대 66.9% ▷성균관대 61.0% ▷중앙대 53.8% ▷연세대 50.3% ▷경희대 46.6%가 뒤를 이었다.

인문계 학과 합격생 전원이 이과생인 곳도 있었다.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 서강대 인문학기반자유전공학부, 한양대 정보시스템학과(상경) 등 17개 대학 21개 학과가 이에 해당했다.

서울대, 고려대 등은 수학 선택과목별 합격자 비율을 공개하지 않아 조사에 포함하지 않았다.

2022학년도에 통합수능이 도입된 이후 같은 원점수를 받아도 미적분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 표준점수)이 높은 현상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작년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는 137점, 미적분은 148점, 기하는 142점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생들의 문과침공이 광범위하게 나타나 문과 수험생들이 정시 합격선을 예측하고 대입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택과목이 사라져 문·이과가 똑같은 시험을 치르는 2028학년도 수능 이전까지는 이러한 현상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