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중국인 살인범' 차철남 구속기소, "6개월 전부터 범행 준비"

입력 2025-06-12 20:11:26

둔기와 흉기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이른바
둔기와 흉기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이른바 '시흥 살인사건'의 피의자 차철남(56)이 27일 경기도 시흥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살인 및 살인미수, 절도 등의 혐의로 27일 차철남을 구속 상태로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송치했다. 연합뉴스

같은 중국 국적인 2명을 살해하고 내국인 2명을 추가로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중국 국적의 차철남(56)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일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이세희 부장검사)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차철남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차철남은 지난달 17일 오후 4~5시쯤 중국동포 50대 A씨 형제를 시흥시 정왕동 자기 집과 인근에 있는 이들 형제의 집에서 각각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틀 뒤인 19일 오전 9시 34분쯤 집 근처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 B씨를, 같은 날 오후 1시 21분쯤 한 체육공원에서 집 건물주 70대 C씨를 잇달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차철남은 수사기관에서 "'형·동생 관계'로 가깝게 지내 온 A씨 형제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 화폐로 합계 3천여만원을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해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후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에 좌절하고 있다가 평소 자신을 험담하거나 무시한다는 생각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던 B씨와 C씨에 대해서도 범행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차철남은 술을 먹자며 A씨 형제 중 형을 먼저 유인한 뒤 수면제를 먹여 살해하고, 뒤이어 동생을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검찰에 따르면 차철남은 범행 약 6개월 전부터 범행 도구인 둔기를 한손에 잡기 편하게 손잡이를 짧게 잘랐으며 흉기 손잡이는 미끄럼 방지를 위해 녹인 플라스틱을 부착하는 등 개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차철남은 병원에서 A씨 형제에게 먹일 수면제를 처방받고 이들을 한명씩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철저하게 살인을 계획했다.

한편, 검찰은 범죄 피해자를 대상으로 장례비와 치료비 등을 지원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형사 2부장을 팀장으로 한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경찰과 긴밀하게 협력했다"며 "일상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강력사범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9일 범행 후 도주한 차철남을 공개 수배한 지 1시간 만에 시흥시 정왕동 시화호 부근에서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