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위 '강경 대응' 옹호 목적
LA한인회 "트라우마 이용 말라…살얼음 같은 시기, 엄청난 위험 초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LA에서 이어지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진 한 장이 말썽을 빚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가 9일 'Make Looftop Koreans Great Again(루프탑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제목으로 올린 사진은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자경단원 한 명이 옥상에서 탄환을 장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그룹 부회장이자 1천5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특히 그가 올린 게시물은 공권력이 보호해 주지 못한 재산과 생명을 스스로 지키려 나섰던 한인들의 절박한 심경이 녹아있는 사진이었다. 폭도들의 표적이 돼 약탈·방화 등 피해를 본 한인들은 총기 등으로 중무장한 자경단을 꾸렸으며 미국 현지인들은 한인들을 '루프탑 코리안'으로 불렀다.
LA한인회는 즉각 반발했다. LA한인회는 성명을 통해 "LA에서 아직까지 소요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33년 전의 LA 폭동 당시 '루프탑 코리안'을 언급하며 이번 소요 사태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엑스에 게재하는 경솔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대통령의 장남이자, 약 1천5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그의 행동은 살얼음과 같은 지금 시기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인들의 지난 트라우마를 어떤 목적으로든 절대로, 절대로 이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주니어가 한인자경단 사진을 올린 건 트럼프 행정부가 LA 시위에 강경 대응하는 것을 옹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 등은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와 1992년 LA 폭동 사태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혼란과 위기의 수준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1992년에는 한인타운 등 LA 일부 지역이 무법 상태에 놓여 공권력이 작동하지 못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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