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부터 6년간 매주 월요일 연재
"전통의 가치 아는 대구이기에 가능한 일…
앞으로도 옛 그림의 아름다움 연구하고 전할 것"
2019년 6월 6일 처음 실린 매일신문 문화면의 외부칼럼 코너 '이인숙의 옛그림 예찬'이 최근(6월 2일 자) 연재 300회를 맞았다.
무려 6년 간, 매주 월요일마다 독자들에게 우리 옛 그림을 알려온 이인숙 미술사 연구자는 "감개무량하다"며 "전통의 가치, 우리 것의 소중함을 존중하는 대구라서 이렇게 연재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지면을 허락해준 매일신문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구의 대표 고미술 연구자로 꼽히는 그의 학부 전공은 의외로(?) 서양화다. 영남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그의 말을 빌려 "어린 마음에 서양 미술이 더 창작적이고 동양 미술은 답습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했던 때"였다.
그러던 1990년대 초, 도올 김용옥 교수가 불러일으킨 동양학 붐이 그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서양보다 우리의 문화, 우리 미술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그 때 스스로 깨우쳤다. 동양학을 연구하려면 한문에 대한 공부가 필수였기에 대구향교와 문우관을 찾아 한문 강의를 듣고, 지역 대표 한학자인 양정 이갑규 선생을 사사하기도 했다.
전통에 대한 열정을 전공인 미술에 접목해, 그는 영남대 미학미술사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했고 유홍준 교수로부터 미술사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다. 당시 미학미술사학과에는 박사과정이 없어, 한국학과에서 '정조의 시서화 연구'를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는 지역 미술사에 한 획을 긋는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갔다. 2010년쯤, 대구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마련된 학술대회에서 그는 한국 근대 서화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대구 출신 석재 서병오 선생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 연구를 하면서 보니까 대구의 미술사에 대한 연구나 정리가 전혀 돼있지 않았어요. 박사 논문 주제와 달리, 지역 미술 연구로 새롭게 방향을 틀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논문을 20편 이상 썼는데 서병오·서동균·김진만·박기돈 등 지금 잘 알려진 지역 대표 서화가들 대부분이 제가 처음으로 논문 써서 발굴한 거예요. 그 때는 자료도 없어서 봉산동 가서 직접 작품을 사면서 연구했었죠.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이 와서 연구할 리도 없고, 지역에서 나고 자란 제가 지역 미술에 애정을 갖고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자칫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옛 얘기를 어떻게 흥미롭게 풀어낼 지, 그는 지금도 고민이라고 했다. 더욱이 일상 속 고미술을 접할 기회가 점차 사라지는 시대이기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
그는 "사회 전체가 전통 미술이나 우리 고유 문화에 대해 자원을 많이 배분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이제 생경하고 생소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고전에 대한 공동체의 배려가 있어야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홀대 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자는 지난해 부채 그림만을 다룬 최초의 책 '선면화의 세계'를 펴내기도 했다. 그는 이 책의 출발이 바로 '옛그림 예찬'에서부터였다고 했다. 첫 회의 소재가 겸재 정선의 '정양사' 선면화였고 이후에도 종종 선면화를 소개해왔기에 한 데 모아 책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
그는 앞으로도 책을 발간하는 등 지역 고미술사와 관련한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가 아무리 대구 미술을 연구하고 싶다고 해도 그만한 작가가 없으면 못 쓰잖아요. 대구에 근현대기 훌륭한 작가들이 많았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칼럼을 연재하면서 저 자신부터 우리 옛 그림을 샅샅이 찾아보는 즐거움을 누리며 명작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그 아름다움과 의미를 잘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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