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최상의 협상안 내라"…나라별 압박서한 준비

입력 2025-06-03 16:19:08 수정 2025-06-03 22:11:30

달러 약세·원유·금값 급등…글로벌 시장 흔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압둘 아지즈 국제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국-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압둘 아지즈 국제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국-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관세 협상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트럼프식 통상 압박에 불확실성으로 반응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4일(현지시간)까지 협상국들에 대해 '최상의 제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이 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서한에는 산업별 관세율, 수입할당량(쿼터), 비관세 장벽 개선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디지털 무역과 경제 안보 항목에 대해서도 협상국별 구체적 약속을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조치를 통해 7월 8일까지 유예된 상호관세 발효 시점 이전에 주요 교역국과의 합의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협상 대상국으로는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인도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펜실베이니아주의 철강공장에서 열린 연설에서도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하는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번 조치는 미국 산업 보호를 위한 역사적 결정"이라며 6월 4일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공표했다.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98.67로 전일 대비 0.6% 하락했고, 국제 원유 및 금 시세는 급등세를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2.52달러로 2.85% 상승했고, 브렌트유는 2.95% 오른 64.63달러를 기록했다. 금 선물은 온스당 2.5% 오른 3,397.20달러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드론 공격, 캐나다 앨버타 지역 산불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 원자재 시장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관세 인상 계획과 함께 러시아 본토에 대한 무력 공격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며 시장에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관세 부과 무효' 판결에 대해 항소하며 관세 효력 정지를 요청한 상태다. 해당 판결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기반한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 자체를 부정해, 현재 진행 중인 다수의 무역 협상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의 판단이 협상력을 약화시킨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