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작년 인사 직전 '진급 어렵겠다'며 '장관이 국방부 임무 줄 것'이라 말해"
12·3 비상계엄을 한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사전 모의한 이른바 '햄버거 회동' 멤버 중 하나인 군 간부가 비상계엄 당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으로부터 '며칠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났다'는 말을 들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2일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 전 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공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그는 검찰 증인신문에서 "(노 전 사령관이) 12월 3일, 롯데리아에서 대화할 때 '며칠 전에 대통령 만났다', '대통령이 나한테 거수경례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얘기까지 했다'면서 자랑하듯이 얘기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구 준장은 계엄 당일 경기 안산시 롯데리아에서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 팀장과 함께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2수사단 관련 임무 지시를 받은 멤버 중 한 명이다.
그는 "노 전 사령관이 당시 '내가 이 일엔 전문가잖아', '다 알아서 할 수 있다' 이런 걸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과정 중에 그런 얘기까지 했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구 준장은 "당시 (노 전 사령관이)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직접 할게' 그런 표현들을 중간에 얘기했다. 제가 '그럼 저는 뭐합니까'라고 하니까 '넌 별거 없어. 내 옆에 앉아있거나 따라다니면 돼'라고 했다"며 "아무리 봐도 이걸 주도하는 건 노상원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구 준장은 당일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헌병대장이 문서를 두고 나누던 대화 내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주로 했던 대화가 '몇 시까지 어디에 어떻게 가서 누구누구를 확보해라' 이런 게 있었다"며 "선관위원장에 대해서는 (노 전 사령관이) 김용군을 보면서 '당신이 직접 확보해요'라고 얘기했던 것을 정확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자리가 처음 만나서 대화하는 것 같지 않았고 사전에 그런 부분을 얘기한 상태에서 와서 최종적으로 임무, 시간대별 행동 요령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노 전 사령관이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이후 통화에서 "상당히 목소리가 다운된 상태에서 '하씨' 한숨 같은 걸 짓고 '다 됐다'(라고 했는데) 저는 그 의미를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도 했다.
계엄 이후 햄버거집 회동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언급됐다.
그는 "(노 전 사령관이) '통화한 내용을 없애는 게 좋겠다'고 했다"며 롯데리아 CCTV 영상이 나오면 직무 관련 조언이었던 것으로 말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구 준장은 작년 3월부터 진급을 도와주겠다고 해온 노 전 사령관이 11월 하반기 인사를 하루 이틀 앞두고 진급이 어려울 것이란 사실을 미리 알려줬으며, 대신 국방부 관련 임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언질을 줬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노 전 사령관이) '그래도 장관님이 너를 아끼고 귀하게 생각하니까 진급이 안 되더라도 다음 보직을 잘 챙겨줄 것이다. 너를 국방부로 데려와 임무 주려고 하시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후 비상계엄 직전에는 노 전 사령관이 '장관님이 너를 국방부에 불러서 어떤 임무를 주고 그 임무 수행을 잘하면 내년 4월에는 좋은 일이 있을 거다. 조만간 TF 같은 임무를 와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구 준장은 또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부정선거 관련 책자를 요약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계엄 관련 문서에) 합수단 2단장으로 문서상에 표기가 돼 있고 선관위 관련 일을 해야 해서 사전 지시를 좀 알려주려 했던 것 같다"며 "또 '너도 이런 일을 같이했다'라는, 속된 표현으로 '엮여있다' 그런 걸 (알려주려)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준장은 반대신문에선 노 전 사령관이 자신과 방 팀장을 향해 보안을 유지하라며 여러 차례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도 증언했다. 노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이 "보안유지를 농담조로 당부한 것 아니냐"고 묻자 구 준장은 "아니다. 협박식이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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