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태훈] 보훈 도시 달서의 '뮤지컬 월곡'

입력 2025-06-25 09:36:11 수정 2025-06-25 09:39:24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달서구는 2만 년 전 구석기 유물을 보유하고 있는 대구 주거의 중심지다. 원시 정착민을 유혹했을 월배 선상지의 비옥함은 대구시 신청사를 품을 두류공원 옆 옛 두류정수장 터의 매력으로 이어진다. 향후 대개조 될 두류공원과 역사적 랜드마크 대구시청사는 국내외 관광객을 사로잡을 것이다.

대구시민 정신이 시청 건축물에 표현되길 바라는 달서구는 과거를 소재로 한 선사시대로 사업과 뮤지컬 제작으로 문화‧예술‧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달서구는 명실상부 보훈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구사범학생 독립운동기념탑, 태극단 학생 독립운동 기념비, 한국 유림 독립운동 파리 장서 비 등 많은 호국 자원을 가지고 있고 보훈회관, 보훈병원 등 보훈 발전을 위한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이끌며 큰 공적을 남긴 우배선 장군, 일제강점기 항일운동 및 국권 회복에 헌신한 윤상태, 우재룡 선생 등 우뚝 선 인물들의 희생과 애국정신은 달서구의 정체성이다.

월곡 우배선 장군은 1569년에 태어나 1621년에 서거한 의병장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화원과 달성 등에서 낙동강‧금호강 및 비슬산‧최정산 지역의 의병을 이끌며 왜군과의 수십 차례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는 술과 독약을 활용한 기습 작전으로 대구 향교에 주둔한 왜군을 섬멸하는 능력을 자랑했다. 게다가 그 공을 군졸들에게 돌리는 포용력 있는 지도자로 기록되어 있다.

전쟁 후에는 합천‧금산‧낙안 군수로 백성을 구휼하며 고을 안정에 힘썼으나, 모함과 탄핵에 벼슬을 그만뒀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학문에 매진하며 말년을 보냈다. 그의 삶은 애국과 의로움, 백성을 향한 애민 정신의 표상이 됐다.

달서구는 월곡역사공원, 월곡네거리, 월곡로 등의 명칭을 부여해 그 정신을 기리고 있다.또 매년 인근 공원에서 향사례를 재현하고, 그 삶을 2020년 달서아트센터의 '뮤지컬 월곡' 제작으로 재조명했다.

'뮤지컬 월곡'은 우배선 장군의 의병 활동과 전투를 기록한 '의병진 군공책'을 근거로 만든 지역 창작 뮤지컬이다. 빠른 스토리 전개와 중독성 강한 선율의 음악으로 대중성을 확보했고, 전문가와 시민들의 높은 호평 속에 5년 연속 매해 발전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23년과 작년에 각각 김천, 안동에서 순회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뮤지컬 월곡은 지역 제작 공연콘텐츠의 성공 사례이자, 달서구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타 지역 공연, 방송사‧언론사와의 협업, 중앙의 뮤지컬 네트워크와의 협조를 통해 달서구의 수준 높은 예술 역량을 자랑할 예정이다. 뮤지컬 월곡은 지역의 역사 자원을 발굴해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으로, 단순 공연 이상의 의미가 있다. 달서구 예술의 깊이를 가늠케 하며 풀뿌리 예술의 성공모델이 된 것이다.

아쉽게도 그간 크게 주목받지 못한 우배선 장군의 애국정신을 널리 알리고, 세대 간 역사 가치를 공유케 하는 '뮤지컬 월곡'은 지역의 문화적 자긍심을 확인하고, 달서구를 문화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할 것이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된 대구의 위상에 부응하는 달서구는 문화 예술이 풍성한 도시가 되길 바라고 있다. 대구 신청사를 품을 달서구는 대구 문화의 과거‧현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또 풍성한 대구 예술 르네상스를 그리며, 야무진 풀뿌리 지역 문화예술 진흥의 꿈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