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잔액 746조원…금리 인하·규제 완화에 '빚투' 재점화
가계부채가 다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보름 만에 3조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대출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총 745조9천8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 말(743조848억원)보다 2조8천979억원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이 같은 기간 1조7천378억원 증가한 591조1천678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대출도 1조939억원 늘어난 103조5천870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 4월 전체 증가액(8천868억원)을 이달 보름 만에 초과한 수준이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급증 배경으로 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를 주된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데 이어 시중금리도 하락세를 보이며 대출 여건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 16일 기준(금융채 1년물 기준, 신용등급 1등급) 연 3.57∼4.57%로, 하단 기준으로 보면 2021년 10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변동형(신규 코픽스 기준)은 연 4.05∼5.45%, 고정형(금융채 5년물 기준)은 3.48∼4.88%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정부가 서울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이후 매수세가 살아나며, 3월 전후로 체결된 계약이 4∼5월 대출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계약 체결 이후 대출 실행까지 보통 한두 달가량 시차가 있기 때문에 최근 담보대출 증가세는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저가 매수를 노린 투자 수요도 신용대출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하락장을 기회로 보는 '빚투' 성향이 다시금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오는 7월부터 적용 예정인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앞두고, 대출 한도 축소를 우려한 차주들의 '선제적 대출' 수요도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하반기부터 차주 단위로 DSR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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