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조두진] 김문수 후보의 승부처

입력 2025-05-14 20:14:48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6·3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번 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선다. 하지만 이 판세가 대선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속단(速斷)이다. 격차는 상당히 좁혀질 것이다. 현재 크게 앞서감에도 이재명 후보가 '이삭 줍기'에 총력전을 펼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가 구미 유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칭찬,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 등이 바로 '이삭 줍기'다.

선거 전문가들은 "선거 승부는 3요소, 즉 구도, 바람, 인물로 결정된다"고 말한다. 현재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구도는 막판까지 이어진다고 본다. 4명의 군소 후보들이 있지만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주요 세 후보의 인물됨 역시 대다수 국민들이 이미 알고 있다. 상대방의 인간적 단점을 공격한들,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가 터진들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다.

선거 승부를 가르는 3요소(구도, 바람, 인물) 중 이번 대선에서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바람'뿐이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르는 선거다. 민주당이 줄곧 '내란 종식'을 외치는 것도 이번 선거를 '심판 선거'로 묶어 두기 위해서다. 이 프레임을 바꾸지 못하면 김문수 후보는 이길 수 없다.

이재명 후보는 지지층이 견고하지만, 반대층도 견고하다. 김문수 후보가 승부수를 던져야 할 대상은 정해져 있다. 이재명 후보에 반대하는 세력, 그러나 김문수 후보도 탐탁지 않다고 여기는 유권자들을 얼마나 격동(激動)하느냐가 관건이다.

김문수 후보 입장에서는 이번 대선을 곪을 대로 곪은 '정쟁 정치 종식'으로 몰아가야 한다. 1년 365일 싸움만 일삼는 구태 정치를 일소하기 위해 '임기 내 분권형 개헌(대통령-총리, 중앙-지방)'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개헌 세력 대 반개헌 세력의 결전, 대한민국 정치를 확 바꾸자는 세력과 정쟁 정치를 고집하는 세력 간의 결전으로 몰아가는 것 외에 현재 추세를 돌릴 방법은 없다고 본다. 단지 몇몇 신선한 공약으로 이재명도 싫고 김문수도 별로라는 유권자들과 제3지대 정치세력의 지지를 얻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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