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환율에 갈피 못 잡는 수출 기업들
불확실성 여전…환율 기업 실적에 직간접적 영향
미국발 통상전쟁으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면서 지역 수출기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 변동 폭이 커지면서 원자재 구매, 수출대금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1300원대로 떨어진 환율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원 내린 1,396.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와 같은 1,398.0원에서 출발해 한때 1,399.4원까지 올랐으나 다시 1,390원 중반대에서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1,400원대로 올라선 뒤, 연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 더욱 급등해서 한때 1,500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최근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다 지난달 29일 이후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미국이 각국 정부와 진행 중인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환율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이날 미국이 영국과의 무역합의를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와 미중이 관세 관련 첫 공식 대화에 나선다는 소식도 환율 하락을 견인했다.
다만, 여전히 통상정책 불확실성으로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도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400원대 후반까지 이르렀다가 이후 초중반 수준에서 등락했다"며 "외환 수급이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상당 폭의 거주자 해외 증권투자와 외국인 증권자금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기업 불확실성 높아져
지역 수출기업들은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율 등락에 따라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섬유기업 A사 대표는 "국내 원사 생산이 멈추면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환율이 뛰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수출 대금은 달러로 결제를 받는데 대부분 제때 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환율 변동에 따라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일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차부품 전문 B사 대표는 "벌써부터 미국쪽 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나마 다른 국가로 수출은 아직 현상유지는 하고 있다"면서 "계약을 할 때 환율을 고정하는 방식으로 하는데, 변동 폭이 크다 보니 조건을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져 난감하다"고 말했다.
실제 환율은 수출 기업의 자금 사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5년도 수출기업 금융애로 및 정책 금융 개선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대비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는 기업의 비중이 46.7%로 집계됐다. 자금 사정 악화원인으로 '환율 변동'을 꼽은 기업은 34.1%였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채산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동시에 원자재 구매 비용 및 운임 상승으로 높은 환율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협상력이 낮은 중소·중견 기업의 경우 수입 원부자재 비용이 증가하는 동시에 환율 상승을 이유로 바이어가 납품 단가 조정을 요청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희철 한국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장은 "관세 등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수출하는 기업들의 불확실성과 함께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정책금융을 실제로 이용하는 수요자인 기업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권성동 "김문수, 알량한 후보자리 지키려 회견…한심한 모습"
홍준표, 尹·한덕수 맹공 "김문수 밀어줘 나 떨어트리더니…"
[정진호의 每日來日] 한 민족주의와 두 국가주의, 트럼프 2기의 협상카드는?
'이재명 파기환송심' 대선 이후로 연기…"6월 18일"
한덕수 "김문수, 약속 지켜야…사실 아닌 주장 계속되면 바로잡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