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대구경북 혁신기업] 문지환 그린개발 대표 "깨끗하고 안전한 물 공급, 특수공법이 시작"

입력 2025-05-07 15:09:05 수정 2025-05-07 18:20:29

문지환 그린개발 대표는
문지환 그린개발 대표는 "세미쉴드 공법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대구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우태 기자

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물 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후 상하수도관 비중이 높은 한국은 전국적으로 인프라 정비 사업이 활발하다. 향후 노후 상하수도관 교체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의 강소기업 '그린개발'은 복잡한 도심 환경에도 적용이 가능한 세미쉴드(Semi-shield) 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지환 그린개발 대표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대구를 대표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친환경 공법의 개발

그린개발은 비굴착 관로 추진 공법인 세미쉴드 공법을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표면을 파헤치는 일반적인 '개착' 공법과 달리 지상 환경, 교통 흐름 등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공법은 강재 원통형 굴착기계를 가시설 작업구 내에 투입해 기계 선단부에 정착된 굴착용 커터 헤드의 회전으로 굴착을 진행한다. 전면의 붕괴를 방지하면서 동시에 추진관 압입을 반복하며 터널을 형성한다. 장거리 추진이 가능한 것은 물론 지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설비를 간소화해 친환경적인 공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표는 "관로 교체 등 상하수도 공사를 진행할 때 곤란한 상황이 많다. 도심지 확장으로 이미 주택가 혹은 도로를 지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개착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 많은데 이때 세미쉴드 공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밀한 조작을 통해 안전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개발이 이 분야에 진출한 것은 2010년대 초반이었다. 당시 국내에는 관련 기술이 도입되기 이전이었던 탓에 초창기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

그는 "가까운 일본에는 세미쉴드 공법이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우리는 아직 관심이 부족했던 시기였다. 장비,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고 실제 적용에 성공하면서 성과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신기술이 정착하기 위해선 기준이 되는 문헌이 있어야 한다. 대구시와 협업을 통해 신기술플랫폼에 세미쉴드 공법을 등록했다. 선제적으로 기술을 받이들이고 연구개발을 시행한 결과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그린개발은 다수의 특허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고 지역을 벗어나 전국 곳곳에서 굵직한 공사를 추진 중이다.

◆방향전환과 성장

그린개발은 한 차례 주력 사업을 전환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현장에 나선 문 대표는 이런 변혁기를 회사를 성장시키는 기회로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문 대표는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감각을 익혔다. 그는 "매립지 조성 등이 주력 사업이었는데 새로운 분야로 진출이 필요한 시기였다. 단기적으로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멀리 보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면서 "공부를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전공자는 아니지만 토목, 기계 등을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웠다"고 했다.

향후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과 연계 방안도 모색 중이다. 문 대표는 "도심은 발달하고 필수 요소인 물 공급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확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데이터가 쌓이면 지반, 토질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다. 안전한 사회 기반시설을 갖추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패밀리기업으로 지정돼 향후 기술적인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며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제1 목적이지만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안전과 직결되는 사업인 만큼 우리가 한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신뢰감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대구를 기반으로 성장했고 많은 기회를 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주력하고 있는 특수공법을 대표하는 기업을 꼽을 때 가장 첫 번째로 떠오르는 기업이 됐으면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또 대표 기업이 대구에 있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