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64명당 놀이시설 1곳…주거지별 놀이시설 분포 벌어져
"놀이시설 양극화 자아존중감에 부정적 영향 형성"
대구 놀이시설 절반 이상이 주거단지 내에 쏠려 있어 놀이시설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주거지 차이에 따라 놀이 환경 차이가 커 공공 놀이시설 확충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4일 행정안전부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대구 지역 내 놀이시설은 모두 3천886곳이다. 지난 4월 기준 대구의 0~14세 이하 어린이가 24만6천834명인 점을 감안하면 놀이시설 한 곳 당 어린이 64명이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놀이시설 상당수가 아파트 놀이터 등 주거단지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대구 놀이시설 3천886곳 중 2천308곳(59.4%)가 주거단지 내 시설이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있는 놀이시설이 773곳(20.0%) 있지만 주거단지 시설처럼 이용 대상이 제한된 것은 매한가지다.
대구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시공원에 설치된 놀이시설은 518곳으로 전체의 13.3%에 그쳤다. 일반 연립 주택이나 다세대·다가구주택 거주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아이들의 놀이 환경 양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아파트 놀이터의 경우 아파트 측에서 외부인 출입을 막는 경우가 적잖다. 입주민들이 내는 아파트 관리비로 단지 내 놀이터 개보수가 진행되고, 외부 어린이들이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를 방문해서 다칠 경우 배상 주체를 두고 갈등이 생길 여지가 있어서다.
네 살 난 딸을 둔 달서구 진천동 주민 김하연(34) 씨는 "빌라 단지에 살다 보니 신축 아파트 단지에 있는 놀이터처럼 깔끔한 놀이시설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결국 아이를 키즈카페에 데려가는 편인데 자주 가다보면 비용도 은근히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주거지나 소득 수준에 따라 놀이권 보장에 불평등이 생기지 않도록 공공 놀이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현재 대구아동청소년심리발달센터 부원장은 "OECD 22개국 중 우리나라 어린이의 행복지수가 최하위인 이유 중 하나가 마음껏 뛰어놀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그만큼 놀이 경험을 통해 성장기 정서·육체 발달을 돕는게 중요한데, 어린시절 놀이시설 양극화 경험을 하다 보면 자아존중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구시는 놀이시설 설치의 경우 9개 구군이 담당하고 있어 시 차원에서 확충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에서 놀이시설 안전 관리 업무를 도맡고는 있지만 시설을 새로 설치하는 문제는 각 구군과 소관부서에서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확충 계획을 얘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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