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정년 연장 부작용 우려…현행 제도 유지해야"

입력 2025-05-01 14:38:09

구로디지털단지의 제조업 근로자. 연합뉴스
구로디지털단지의 제조업 근로자. 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최근 노동계와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법정 정년 연장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경총은 1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고령 인력 활용 확대를 위한 노동시장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선 경총은 2013년 법제화됐던 정년 60세도 고령자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보다는 노동시장의 부작용을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임금피크제 관련 소송은 2022년 121건에서 작년 292건으로 늘었고, 조기 퇴직자는 2013년 32만3천명에서 작년 60만5천명으로 8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년 퇴직자 증가율은 69.1%였다.

또 인사 적체로 젊은 직원들의 승진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중장년 프리라이더 현상이 나타났다고 경총은 분석했다. 높은 임금 연공성, 낮은 고용 유연성, 이중구조화된 노동시장, 청년 취업난 등 우리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고려할 때 법정 정년 연장에 반대한다는 주장이다.

경총은 이번 보고서에서 60∼64세 정규직(59만명) 고용 비용이 연간 30조2천억원으로 이는 청년층 90만2천명을 고용할 수 있는 규모라는 한국경제인협회 통계를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총은 "고령 인력 활용에 대한 기업 부담과 청년 신규 채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임금 체계 개편'을 위한 실효적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퇴직 후 재고용 중심의 고령자 고용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합리성이 인정되는 임금 체계 개편의 경우 취업규칙 변경 시 필요한 과반수 근로자의 '동의' 규정을 '의견 청취'만으로 가능토록 완화해야 하고, 정년 후 재고용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법정 정년을 일률적·강제적으로 연장할 경우 그만큼 기업의 신규 채용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활성화해 고령자의 일할 기회를 확보하고 동시에 청년 일자리도 함께 보장하는 세대 공존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