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함께 산불 피해 극복해요"…화마 피한 의성군 주민들, 이웃돕기 성금 활발

입력 2025-04-24 15:00:17

산불 비켜간 춘산·다인·가음면 주민들 자발적 성금 모금 동참
피해컸던 단촌·신평면 주민들은 "더 어려운 이웃 돕자" 모금 참여

경북 북동부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의성군에서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모금 활동이 펼쳐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1일 춘산면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이재민 돕기 성금 모금 모습. 독자 제공.
경북 북동부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의성군에서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모금 활동이 펼쳐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1일 춘산면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이재민 돕기 성금 모금 모습. 독자 제공.

직접적인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의성군 주민들이 피해 지역 주민들을 돕고자 자발적인 성금 모금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의성군에 따르면 춘산면과 가음면, 다인면, 신평면, 단촌면 등 5개 면 지역 주민들은 이달 들어 활발하게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지역 가운데 춘산·가음·다인면은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들이다.

지난 23일 기준 이들 5개 면에서 모금에 참여한 주민 수는 961명, 모금액도 3억4천600만원에 이른다.

춘산면에서는 지난 11일 춘산면실내체육관에서 '산불 피해 이재민 돕기' 성금 모금 활동을 펼쳐졌다. 의성군의 동남쪽에 위치한 춘산면은 '괴물 산불'의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이다.

주민들은 1인당 30만원씩 받은 긴급생활지원금을 내놓거나 사비를 더하는 등 모금 활동에 참여했다. 이날 모금에 참여한 춘산면 주민은 471명, 모금액은 8천110만원에 달했다.

신종팔(57) 춘산면 이장협의회장은 "지역 사회단체회의에서 긴급생활지원금으로 피해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는 의견이 모였다"면서 "연말 불우이웃돕기 모금보다 많은 주민들이 참여했고, 모금액수도 역대 최고"라고 말했다.

다인면에서도 지난 7일부터 이장협의회와 28개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성금 모금 활동이 진행됐다. 이곳에서는 주민 185명이 7천358만원을 모아 경상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를 통해 의성군에 지정 기탁했다.

손승목(58) 다인면 이장협의회장은 "주민들이 앞다퉈 정성을 모으는 걸 보면서 아직 우리 사회에 따뜻한 정이 남아있다고 느꼈다"면서 "이런 단합된 모습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가음면에서도 지난 11일부터 지역 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주민 163명이 4천976만원을 모아 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산불 피해 지역에서도 더 큰 피해를 입은 이웃들을 돕겠다는 주민들의 모금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화재 피해가 컸던 단촌면에서는 이달 초부터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모금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23일 기준 모금에 참여한 주민은 87명, 모금액은 8천140만원에 이른다.

신평면에서는 "고향을 지켜줘서 고맙다"면서 주머니를 열었던 출향인의 성금이 도화선이 됐다. 이어진 성금 모금에서는 신평면 주민 55명이 성금 6천18만원을 모았다.

의성군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공동모금회 특별 모금 기간 동안 더 많은 성금이 접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재민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자 하는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이웃들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