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은 쏟아지는데…지역 광고는 '그림의 떡'

입력 2025-04-10 16:16:19 수정 2025-04-10 16:47:20

건설 경기 침체에 무너지는 지역 부동산 연관 산업

대구 상공에서 바라본 시가지 아파트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상공에서 바라본 시가지 아파트 모습. 매일신문DB

분양, 광고, 설계, 인테리어, 부동산 중개업 등 부동산 연관 서비스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와 분양시장 위축이 직격탄이 되면서 연쇄적으로 관련 산업 전반이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7대 회장으로 신규 취임한 조두석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역 광고업계의 위기 상황과 생존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는 대구경북에 본사를 둔 20개 광고·마케팅 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광고산업 분야에서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조 회장은 "탄핵 정국 이후 부동산 경기 급랭하고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늘어나면서 올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개 단지가 신규 분양에 나섰지만 지역 광고업체가 참여한 단지는 1개 뿐이다. 9개 단지 모두 외지업체가 시공사였기 때문이다. 올해도 16개 단지, 5천91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지만 지역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는 곳은 2곳(170가구)에 그쳤다.

조두석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장
조두석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장

이런 현상은 올해도 더 심화될 전망이다. 신규 공급 물량의 98% 이상을 역외기업이 차지하면서 지역 업체들에게는 그림의 떡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마저도 후분양 단지가 대부분이라 선분양 단지보다 전체적인 광고 물량이 더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광고 물량 자체가 줄어들고, 지역 업체들의 참여 기회마저 축소되자 지역 분양광고업계는 생존을 위해 마른수건을 쥐어짜며 근근히 버티고 있다. 구조조정은 물론 무급휴직제를 도입하고 사무실을 줄이며 고정비를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협회는 분양 대행, 분양 광고, 인테리어업, 설계 업종도 인허가권자인 지방자치단체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시는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조례에 따라 하도급 비율을 높이도록 적극 권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 업종도 포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 회장은 "건설업종은 고용창출 효과가 커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산업 기여도가 상당히 높다"며 "분양관련 업계를 이대로 방치하다간 산업기반 자체가 무너져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경쟁력 회복도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