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역질서 초대형 폭탄 "미국 관세 100여년만에 최고"

입력 2025-04-09 18:01:14 수정 2025-04-09 21:28:29

상호관세 발효로 세계 무역질서 흔들
중국 "끝까지 싸울 것"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 주 조인트 베이스 앤드루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 주 조인트 베이스 앤드루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가 9일(현지시간) 발효되면서 세계 무역 질서는 중대한 도전을 맞게 됐다. 중국을 필두로 미국에 무역흑자를 내는 60여개국에 대해 100여년 만에 최고 수준의 관세 폭탄이 떨어지면서 각국 경제에 타격이 우려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1909년 이후 100여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증시의 급락세에도 이번 관세 조치로 미국 경제가 크게 부흥할 것이라며 관세 드라이브를 밀어 불이고 있고 총 104%의 관세를 얻어맞게 된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도 끝까지 싸운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관세전쟁이 양대 슈퍼파워인 미중 간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아시아 국가들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캄보디아(49%), 베트남(46%) 등 높은 상호관세율을 적용받는 아시아 국가들의 타격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에 대한 상호관세율은 20%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 이후 미국으로 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으며 이는 다른 나라에도 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을 포함해 각국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4.98%로 전일 대비 20bp(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하는 등 국채 시장 매도세가 확산했고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9일 크게 하락했다. 최근 5거래일 중 4번의 하락이다.

세계 경제를 혼돈으로 몰아놓은 이번 상호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책사'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소식통들은 상호관세율을 정하기 위해 여러 의견이 나왔고 트럼프 경제팀은 수주간 여러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은 25%의 보편관세 혹은 국가별 상호관세를 주장한 나바로 고문의 의견에 가장 가깝게 도출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교역대상국들이 보복 관세로 대응할 경우 무역전쟁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캐나다 정부는 자국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되자 곧바로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독일도 강력한 대응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를 시행하면서 개별 국가와 협상도 병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협상 의사를 밝힌 70개 가까운 국가 가운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과 우선하여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과의 협상을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 거래"라고 표현하며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고, 때로는 (협상 방식을) 약간씩 섞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