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대 아이폰?…애플, 관세전쟁 타격 현실화되나

입력 2025-04-08 17:33:05

중국에서 대부분 제품 생산, 관세인상에 따른 판매가 상승 불가피
미국 현지 '패닉 바잉' 현상도…주가 연일 하락세 '비관론' 확산

애플 로고와 대표 제품인 아이폰. 연합뉴스
애플 로고와 대표 제품인 아이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극단적인 관세정책으로 자국 IT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자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00만원대 아이폰?···패닉바잉 현상도

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대표 제품인 아이폰 가격이 현재보다 30∼40%까지 오를 수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 34%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이후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5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애플이 중국에서 전체 아이폰 물량의 약 90%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 로젠블래트 증권은 미국에서 799달러에 출시된 아이폰16 시리즈 기본형의 경우 관세 인상 시 가격이 최대 1천142달러(약 168만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로젠블래트 증권은 고급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의 소비자 가격이 43% 오른 2천300달러(약 338만원)에 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계를 토대로 애플이 이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경우 43%의 가격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정의 결과다.

아이폰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부품을 공급받아 제조된다. 애플 의존도가 높은 LG이노텍은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한 카메라 모듈을 중국의 아이폰 위탁생산 업체인 폭스콘에 수출하고 있다. 애플이 미국 현지에 생산공정을 마련해도 부품을 수입할 때 관세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관세 부과 전 아이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매장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국 전역의 애플 매장이 가격 인상 여부를 묻는 소비자들로 붐비고 있다고 보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 스티브 극장에서 열린 아이폰 신제품 출시 행사에 참석해 미국 올림픽 대표 선수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 스티브 극장에서 열린 아이폰 신제품 출시 행사에 참석해 미국 올림픽 대표 선수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닷컴버블' 이후 최악, 부정적 전망 우세

애플 주가는 7일(현지시간) 3.6% 하락한 181.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약 7% 하락하며 174달러까지 떨어졌으나 간신히 180달러선을 지켰다.

지난 3일 9.2%, 4일 7.29% 급락한 데 이어 애플 주가는 최근 3일간 19%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000년 초)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3거래일 하락세"라고 보도했다.

아이폰을 비롯한 주력 제품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애플이 미중 무역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웨드부시 증권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으로 특히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기술주의 성장을 믿는 낙관론자로 유명한 아이브스가 이례적으로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는 면에서 관심이 쏠린다.

그는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 경제는 애플에는 완전한 재앙이다. 애플 만큼 이번 관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미국 기술기업은 없다"며 "아이폰의 90%가 중국에서 생산 및 조립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애플의 목표 주가를 주당 325달러에서 250달러로 내렸다.

또 아이브스는 "애플은 지난 2월 미국에 5천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지만, 현실적으로 애플 공급망의 10%만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옮기더라도 3년의 시간과 300억달러가 소요되고 그 과정에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