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조두진] 헌재가 민주당 살렸다

입력 2025-04-03 05:00:00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4일로 지정했다. 4일 나올 탄핵심판 결과와 무관하게 헌재의 1일 '선고기일 지정'이 더불어민주당을 구했다고 본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자 민주당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3월) 30일까지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바로 재탄핵에 들어가겠다. 모든 국무위원들 역시 권한대행에 승계(承繼)될 경우 마은혁 재판관을 즉시 임명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즉시 탄핵하겠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한 권한대행을 향해 "4월 1일까지 헌법 수호 책무(責務)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아무것도 따지지 않겠다'고 나온 것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기대와 다르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자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는 대통령 탄핵이 어렵겠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헌재가 1일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지정함으로써 당장 마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없어졌다. 마은혁 미임명을 이유로 국무위원 줄탄핵에 나설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그 덕분에 민주당이 살았다고 본다.

만약 민주당 강경파의 공언대로 한 권한대행 재탄핵을 비롯해 국무위원 줄탄핵에 나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무위원 전원을 탄핵소추하고, 국회나 대법원장이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7일이 지나면 대통령이 임명한 것으로 간주하는 '헌법재판관 자동 임명법'을 통과시켜 마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을까? 아니면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못하도록 한 다음 '후임자가 없을 때는 헌법재판관 임기를 연장한다는 법'을 통과시켜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을 자리에 계속 앉혀 놓을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윤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국회 다수당이라고 꺼진 불을 살릴 수 없고,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재판관을 붙들 수 없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여당이 국회 다수당을 차지했을 때 법을 고쳐 대통령 임기 연장도 가능할 것이다.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그런 시도를 한다면 국민들이 그냥 두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