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인문정신연수원과 계약 이재민 50여명 선진시설에 거주
산불 이재민에 최적 생활공간 제공, '심리안정부터 생활지원까지'
이재민들 "집보다 좋을 수 없지만, 좋은 시설서 안정 되찾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철우 경북지사는 도청에서 열린 산불피해 관련 브리핑에서 이재민들을 위한 긴급 거주시설 모듈러 주택 1천500채 확보를 발표했다.
학교·체육관 등 대피소에서 몇날며칠을 쪽잠을 자는 모습은 후진국에서나 있는 일로, 국가 차원의 대피 주민 보호 등 선진적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같은 이철우 지사의 지적은 이재민 대피 현장에서도 크게 공감했다. 지금의 체육관 집단 대피시설 생활은 대부분 연로하신 이재민들이 감당하기에는 새로운 고통이라는 것.
이 때문에 선진 시설 대피소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안동시가 선제적으로 장기간 대피 생활을 해야 하는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선진 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과 이용 계약을 맺었다.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주택이 전소되는 등의 피해를 입은 이재민이 대피소를 떠나 지낼 수 있는 거주용 조립식 주택을 제공할 계획이지만, 입주까지 한 달 이상이 걸려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임시주거시설 제공을 결정한 것.
인문정신연수원은 수용인원 250명 규모의 쾌적한 호텔형 숙박시설과 편리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독립된 공간도 확보된 곳이다. 지난 3월 29일부터 5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매일신문 취재진은 지난 2일 안동 도산면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이하 인문정신연수원)을 찾았다.
이곳에는 언제 화마가 휩쓸고 지났는지 모를 만큼 다행히 고요한 일상을 보였다. 바깥생활이 힘들 수밖에는 없지만 체육관 등에 마련된 임시시설에서 생활하는 이들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신동규(86) 씨는 "끔찍한 산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고, 집보다 좋은 곳이 있겠냐마는 다행히 좋은 시설을 인문정신연수원에서 안정을 찾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이재민은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지냈다면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고, 자녀들도 걱정을 많이 내려놓지 못한 채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문정신연수원은 사전에 예약된 대규모 단체 예약을 취소한 뒤 24개 객실(호텔형, 콘도형 객실)을 이재민들에게 제공 중이다.
이들은 이재민들이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세탁, 난방, 식사, 안동 시내를 오가는 셔틀버스 등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가족 간 방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정해 이재민들의 사생활도 보호되고 있었다.
또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익숙한 삶의 일상도 유지될 수 있도록 가루비누 및 세숫대야 제공 등 맞춤형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김태원·정인수씨 부부는 "평생을 살아온 집보다는 불편하지만 런닝, 속옷 등 물품도 계속 지원되고, 아침마다 쓰레기 수거와 수건도 계속 넣어주고 있어서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곳에 입주한 이재민들은 최소 6개월이 걸리는 생활터전 복구까지 안전하고 기존 삶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환경이 갖추었다고 입을 모은다.
한마디로, 이재민을 위한 선진시설을 강조한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말처럼 이재민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안동시의 선제적 정책이 재난 상황에서 제대로 역할하는 현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인문정신연수원 관계자는 "기존 이재민 외에도 25개의 방, 최대 130명까지 수용이 더 가능하다"며 "주간에 주택정비, 농업 종사 등을 위해 마을을 방문할 수 있도록 이동수단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터전이 복구될 때까지 거주지가 필요한 이재민들이 연수원 이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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