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날아온 불덩어리 단지내 업체 절반 불태워
40여개 입주업체 가운데 22곳 산불 피해 조업 중단
근로자 100여명 하루아침 생계터전 잃어 살길 막막
기업인들, 근로자 임금·금융 부담 등 복구까지 갑갑
28일, 김문수 노동장관 방문 기업회생 지원책 강구
경북도, 31일 남후농공단지 원스톱 상담센터 운영
25일 오후 5시쯤 강풍과 함께 불덩이가 안동시 남후면 농공단지 한복판 빈 공장건물을 비롯해 곳곳에 포탄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의성 발 산불이 길안면 방향으로 진출했다는 소식과 함께 일직면도 위협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농공단지 입주업체 직원들은 저마다 자체 소방장비로 물을 뿌리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이날 포탄 처럼 쏟아진 불덩이의 기세는 직원들의 고군분투도 소용없게 만들었다. 순식간에 불은 여기저기로 옮겨붙어 불과 2, 3시간만에 농공단지 입주업체 절반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배재열(신호AGD 대표) 남후농공단지입주업체협의회 사무국장은 "인근 지역이 한꺼번에 불바다로 변해 차량 통행이 어려워지면서 소방차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며 "수십년 일궈온 삶의 터전이 눈 앞에서 화마에 녹아 내리는 광경을 발을 동동 구르며 볼 수 밖에 없었다"고 허탈해 했다.
이번 불로 경북산업, 안동민속TMR, (주)TMS, 예미정 김치 등 10여개 업체가 흔적도 없이 공장 전체가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이 밖에 안동고추가루명가, 한국라이스텍, 유일산업 등 12곳이 절반 이상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기업경영이 불가능해 지면서 근로자들의 생계 문제를 비롯해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금융부담, 복구에 필요한 기업회생 자금 문제 등 2, 3중고에 직면해 있는 것.
농공단지 기업 관계자들은 지난 27일 피해 현장을 찾은 김성섭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만나 근로자 생계지원 문제를 비롯해 기술보증, 신용보증 등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각종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건의하기도 했다.
공장 건물 전체 불에 탄 한 기업체 대표는 "평생을 일궈온 공장을 하루아침에 잃었다는 절망감보다 당장 시급한 것은 피해상황 파악과 정부차원의 지원대책 마련"이라며 "정상적 복구에 1년 이상 걸리게 될 경우 정부 지원없이 기업을 회생시키기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28일 남후농공단지를 찾아 운영이 어려운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노동부 차원에서 근로자들의 고용유지지원제도에 따른 휴업수당 지급 등 최대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한우 사료생산 공장인 '안동민속TMR'을 찾아 권명옥 대표로부터 외국인 지정 근로제 도입 건의와 각종 문제점과 까다로운 고용제도에 대한 사연을 들은 후 현장에서 2명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 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윤수경 대구고용노동청장, 김두영 노동부 안동지청장,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 장철웅 안동시부시장을 비롯해 송인광 경제산업국장, 안재홍 투자유치과장 등이 함께해 기업인들의 현장 민원을 들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산불 피해를 입은 기업인들이 하루빨리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적극적 지원책 마련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근로자들의 고용 문제와 기업 금융 부담 등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의해 최대한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31일 피해 기업이 밀집한 안동시 남후농공단지 임시 관리사무소(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1104)에서 오후 2시부터 남후농공단지 산불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 원스톱 상담센터를 운영한다.
상담센터에는 경상북도, 대구·경북중소벤처기업청, 경북중소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고용노동부 안동지청, 경북신용보증재단, 경북경제진흥원의 금융지원 관계자가 참석하며 정부, 경상북도의 금융지원 사업 안내와 컨설팅 등을 피해 기업에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경북도는 대규모 산불로 예기치 못한 피해를 당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신속한 복구 및 경영안정을 위해 긴급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산불로 인해 공장, 시설 등이 화재로 소실된 중소기업에 대해서 올해 재해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 300억원을 활용해 최대 5억원까지 1년 거치 약정상환 조건이며, 1년 거치기간 동안 3%의 이자를 지원한다.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경북신용보증재단을 통한 재해소상공인 특례보증으로 보증 한도 3억원 또는 피해 금액 중 적은 금액을 지원하며, 보증수수료율을 0.1%(특별재난지역)로 인하하고,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 조건이며, 거치기간에 1차 연도 3%, 2차 연도 2%의 이자지원과 5년간 보증수수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시·군청 및 읍면동에서 재해 피해 사실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관련 정책자금문의는 중소기업은 경상북도경제진흥원 산불피해 정책자금지원 T/F팀, 소상공인은 경상북도신용보증재단 산불피해 정책자금지원 T/F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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