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염색공단 이전 대책 언제쯤? 군위군으로 이전 타당성 언급 뒤 진척 없어

입력 2025-03-10 17:12:23

대구염색산업단지. 매일신문DB
대구염색산업단지. 매일신문DB

대구시가 지난해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공단')의 군위군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군위군 첨단산업단지에 첨단섬유복합단지를 조성, 염색공단 기업을 입주시키겠다는 대구시의 구상에 대해 공단 내 상당수 입주 기업들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8월 대구시는 '대구 염색산단 이전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며 염색산단의 군위군 이전의 타당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용역의 조사 내용은 ▷대구 염색산업 및 염색산단 현황과 발전 방안 ▷대구 염색산단 이전 타당성 ▷이전 수요 및 이전 후보지 ▷신규 산단 개발 구상 ▷후적지 개발 방안 등이었다.

대구시는 군위 제1첨단산단 내 33만여㎡(10만평) 규모의 첨단섬유복합지구 지정을 통해 염색산단 이전을 추진한다는 안을 내놨다. 섬유복합단지 중 염색 관련 산업은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해 환경 영향을 최소한다는 계획이다.

군위 첨단산업단지 및 TK신공항 위치. 대구시는 첨단산업단지 내에 첨단섬유복합지구를 지정, 염색공단을 이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군위 첨단산업단지 및 TK신공항 위치. 대구시는 첨단산업단지 내에 첨단섬유복합지구를 지정, 염색공단을 이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악취로 고통 받는 인근 주민들에게 염색산단의 이전 소식은 반가웠지만 당장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시설 이전에 따르는 막대한 비용을 기업들이 부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염색공단이 자체적으로 입주기업 12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염색산단 이전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119곳 기업 중 94곳이 이전을 반대했다. 한 관계자는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 시기 등에 대한 이야기 없이 '이전 한다'고만 하면 자동으로 이전이 되느냐"라며 "대구시가 내놓은 것은 아직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염색공단은 지난해 12월 임시총회에서 염색산단 입주업종 제한 해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전보다 업종 제한 해제를 해달라는 것이다.

또 다른 '실효성' 부분은 시가 추진 중인 소형모듈원전(SMR) 유치다. 시는 군위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SMR을 유치해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염색산단 입주 기업은 현재 공단 내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와 스팀을 다른 산단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확정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SMR 1기 건설 예정 시기는 2035년으로 대구시가 염색산단 이전 시기로 정한 2030년과 맞지 않다. 또 건설 지역으로 대구시가 유치가 된 상황도 아니다.

대구시는 SMR 사업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최근 군위 첨단산단 내에 LNG발전소 건설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현재의 유틸리티(발전 시설 등)를 군위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 조성을 하려고 하면 당연히 시가 얘기하는 SMR이 우선 건설이 완료돼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LNG 발전소는 현재 공단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기업에게 공급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대구시 섬유패션과 관계자는 "군위첨단산업단지가 본격적으로 조성이 시작되고 최종 분양하게 되는 시점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염색산단 기업이 이전을 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전과 별개로 최근 폐수 유출과 관련한 대응은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