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北공산세력에 나라 지키려 계엄 선포…이재명·우원식 아무도 없는데 월담"

입력 2025-02-25 16:51:27 수정 2025-02-25 17:34:09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 출석,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 출석,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에서 북한 공산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25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대통령은 북한 공산세력으로부터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에서 '현재 국회는 범죄자 소굴이 되었으며 입법 독재로 국가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증 요지 진술에서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을 비롯해 북한이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시도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 측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계엄 당일 국회 담을 넘는 장면이 찍힌 사진을 제시하며 "계엄군이 출입을 봉쇄할 의도가 있었다면 진작 조처를 했을 것"이라며 "국회 의결 방해 시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계엄 당시 월담하는 영상을 증거로 재생하며 "아무도 없는데 혼자 스스로 월담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당시 국회 출입이 차단된 게 아니라는 취지다.

김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 일부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전과가 있다는 주장도 했다.

이날 국회 측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순간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주장했다.

국회 대리인단 종합변론 첫 발언자로 나선 이광범 변호사는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영구 집권을 꿈꾸던 이들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만 했다. 수많은 국민이 역사의 고비마다 민주공화국 수호를 위해 피 흘리고, 목숨 바치고, 옥살이를 마다하지 않은 결과"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고 정적 제거에 몰두했으며 총선 참패가 부정 선거의 결과라는 망상에 빠졌다"며 "자신의 지시 한마디가 헌법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 국가를 사유화하고 대한민국 헌법 위에 군림하고자 했다. 우리는 이것을 '독재'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받는 상황을 언급하고 "파면을 면한다고 해서 처벌을 면할 수 있겠느냐. 다시 국정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윤 대통령이 한시라도 신속하게 파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윤 대통령은 '시간제한 없는' 최종 진술을 위해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 심판에 직접 출석해 최종 의견 진술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심판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고, 대리인이 두 사람이 쓴 글을 대신 낭독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이 열리는 25일 윤 대통령이 탄 법무부 호송차량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이 열리는 25일 윤 대통령이 탄 법무부 호송차량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