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함께 뭉치자"…독일 총리 예약 메르츠 연일 자강론 역설

입력 2025-02-25 16:07:56 수정 2025-02-25 16:09:25

"美, '우선주의'서 '단독주의'로"…"대서양주의자의 대대적 태세 전환"
독일 총선 승리 CDU·CSU 연합, 현 집권당 SPD과 연립정부도 추진

독일 총선에서 승리해 유력한 차기 총리로 부상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총선을 마친 뒤 기자회견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총선에서 승리해 유력한 차기 총리로 부상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총선을 마친 뒤 기자회견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총선에서 승리해 유력한 차기 총리로 부상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총선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총선에서 승리해 유력한 차기 총리로 부상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총선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총선에서 승리해 유력한 차기 총리로 부상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유럽의 자강론을 역설하고 나섰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나서고 유럽에 거듭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동맹국과 함께 유럽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총리 예약' 메르츠 유럽 자강 역설

로이터,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메르츠 대표는 24일(현지시간) 베를린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은 정말로 자정까지 5분 남았다"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서 '미국 단독주의'(America alone)로 나아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대응해 유럽의 자체 방어 능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르츠 대표는 "우리가 미국에서 수신하고 있는 모든 신호들은 유럽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며 "특히 과거 몇 주 동안 이뤄진 미국 측 발표에 비춰보면 우리 유럽인들은 시급히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츠 대표는 미국과 유럽의 안보 관계와 관련해 "좋은 대서양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게 서로 이익에 부합한다고 미국인들을 설득하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르츠 대표는 앞서 전날 치러진 독일 총선 출구조사 발표 직후에도 현지 방송에 출연해 유럽에 대한 미국의 무관심을 거론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실질적인 독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21일에는 핵무기를 보유한 영국·프랑스와 핵공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그동안 미국에 의존해온 안보정책을 유럽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의사를 천명하기도 했다.

한편 메르츠 대표가 이끄는 CDU는 올라프 숄츠 현 총리가 소속된 사회민주당(SDP)과 2천억유로(약 300조원)의 특별방위비를 신속하게 승인하기 위한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좌우 대연정 추진…"4월 말 타결 목표"

독일 연방의회 선거에서 제1당에 오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현 집권당 사회민주당(SPD)과 연립정부도 추진한다.

메르츠 대표는 이날 "SPD와 건설적이고 신속한 대화로 대략 부활절(4월20일)까지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총선 결과 CDU·CSU 연합이 208석, SPD는 120석을 배분받아 합계 의석수가 재적 630명의 절반을 넘겼다.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두 번째로 많은 152석을 확보했지만 다른 정당들이 '방화벽' 원칙에 따라 협력하지 않는다. 녹색당(85석)과 좌파당(64석)은 중도보수 CDU·CSU와 이념적으로 거리가 멀고 의석수도 적다.

양당은 이날부터 차기 정부 정책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난민대책과 세제, 에너지 전환 등 정책이 서로 엇갈리는 분야가 많아 협상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다른 연정 시나리오가 없고 지난해 11월 일명 '신호등' 연정 붕괴 이후 4개월 가까이 이어진 사실상 정치 공백 상태를 빨리 해소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다. 2021년 9월 총선 이후 SPD·녹색당·자유민주당의 신호등 연정 협상은 3개월 가까이 걸렸다.

독일 정치권 좌우를 대표하는 CDU·CSU 연합과 SPD의 이른바 '대연정'은 지금까지 네 차례 있었다. 올라프 숄츠(SPD) 현 총리가 대연정으로 꾸려진 앙겔라 메르켈(CDU) 전 총리의 4기 내각에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맡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