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 우향우…중도보수 연합 28% 1위 확정

입력 2025-02-24 10:51:24 수정 2025-02-24 11:10:29

메르츠 대표 "책임 막중" 승리 선언
극우 AfD 제2당 오를 듯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CDU) 대표. 연합뉴스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CDU) 대표. 연합뉴스

독일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독일 조기 총선 출구조사에서 약 28.5%로 1위를 차지했다. 1당으로서는 역대 최저, 기민당으로서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득표율로 파악됐다.

23일(현지 시간) 도이체벨레(DW)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메르츠 대표는 투표 마감 후 베를린 당사에서 지지들에게 승리를 선언하고, 유럽에서 강력한 독일의 리더십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무역과 안보 등에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려 했다.

그는 "나의 최우선 순위는 가능한 빨리 유럽을 강화해 점진적으로 미국으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말을 TV에서 하게 될 줄 몰랐지만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유럽의 운명, 최소한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메르츠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이 노골적으로 극우 독일대안당(AfD)을 지지한 것을 두고 '선개 개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선거에 개입했다"고 언급하면서 "이것은 극적이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총선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치러진 것이기도 하다.

그는 앞선 TV토론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문제를 놓고 미국과 갈등이 깊어지면서 "유럽은 자체 방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전혀 환상이 없다. 6월 말 나토 정상회의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매우 궁금하다"며 "지금과 같은 형태의 나토에 대해 계속 이야기할 것인지, 아니면 훨씬 더 신속하게 독립적인 유럽 방위 역량을 구축해야 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메르츠는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이민자들을 단속하고 세금과 기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기민당은 16년간 집권했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속한 정당으로, 3년 만에 정권을 재탈환했다.

그러나 CDU/CSU 연합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연립정부 구성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메르츠 대표는 "부활절(4월20일)까지 연정을 꾸리고 싶다"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사회민주당(SPD)과 연합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녹색당도 합류를 원하고 있다. 2위를 차지한 AfD와의 연합은 배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