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크라 광물 협정 타결 임박…"초안 작성 중"

입력 2025-02-23 14:54:29

젤렌스키 "합의안 초안 작성 중…세부 이견"
미국 "우크라의 물리적 자산 소유 안해…부채 규모도 안 키울 것"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 협정 타결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볼르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7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회담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 협정 타결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볼르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7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회담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이 투자와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 희토류를 다량 확보하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당초 미국이 희토류 확보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영원히 경제적 식민지로 삼을 것이라는 논란으로 비화한 것에 비하면 발 빠른 협상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젠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독재라'라고 강하게 몰아붙인 것이 협상에 진전을 가져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광물 합의안 초안 작성 중"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밤(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 광물 합의안 초안이 작성되고 있다"며 "이번 합의는 양국 관계에 가치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미국이 투자와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희토류를 다량으로 확보하는 안을 놓고 협상해왔다.

미국은 그간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온 무기 등의 대가로 희토류 개발 지분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공동 개발 제안을 받아들이되 러시아군의 위협으로부터 자국 안보를 지키도록 앞으로도 보장해 달라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가 종전 논의의 핵심 조건으로 자국의 안보 보장을 주장하는 만큼 광물 협상은 종전 문제와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백악관에서 광물 협상에 대해 "우리는 합의에 서명할 것이고 그게 꽤 단기간에 이뤄지길 바란다. 합의는 임박했다"고 말했다.

합의안 초안을 작성 중이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언급까지 따져 보면 조만간 협상 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국이 광물 공동개발 사업과 종전 문제를 어떻게 엮어낼지도 합의안을 통해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 "안전 보장 의무 모호"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협상 각론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양국이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광물 협상에 관한 합의가 진정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세부 사항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나는 정의로운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부 사항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측은 안전 보장과 광물 투자에 대한 미국의 의무가 매우 모호하게 다뤄져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왜 우리가 5천억 달러(719조여원)에 달하는 광물을 왜 줘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없다. 이것이 무슨 파트너십인가"라고 말했다.

미국 측은 공동 사업으로 우크라이나 매장 자원의 일부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취지의 큰 틀부터 일단 합의하자는 게 최근 미국이 내보인 입장이다.

◆미국 "우크라 재건과 성장에 기여할 것"

미국은 최근 광물 협정이 일방적이고 약탈적인 조건을 강요한다는 비판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문을 통해 "그중 많은 부분이 잘못 전달되거나 아예 사실이 아니다"라며 협정이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과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광물) 협력은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약속을 뒷받침하고, 우크라이나 경제의 탄탄한 재건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이 기금에서 향후 투자와 관련한 경제적인 권리와 관리권을 갖는다며 이런 구조는 "높은 수준의 투명성, 책임성, 기업 관리 및 법적 틀을 제공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물리적 자산을 소유하지 않을 것이며,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부채를 부담시키지도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와 관련, FT는 베센트 장관은 광물에서 발생하는 수익 중 얼마가 기금에 할당되고, 미국에 얼마나 돌아갈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