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뿔난 유럽 달래기, 英·獨·佛 등에 미러 회담 설명

입력 2025-02-19 16:05:50

루비오 국무장관, 회담 직후 유럽 주요국 장관들과 통화
유럽 주요국과 우크라이나, 미국 주도의 협상에 '싸늘'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만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세르게이 라블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만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세르게이 라블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와 직접 협상에 나선 미국이 협의 테이블에서 배제돼 뿔난 유럽 달래기에 나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외교장관에게 미-러 장관급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러회담 직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외무장관과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등과 '범대서양 5개국(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 차원의 전화 통화를 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통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담 결과를 브리핑했으며, 유럽 장관들과 우크라이나 분쟁의 지속가능한 종식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루비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 등 양국 정부 고위 인사들은 이날 사우디에서 4시간여 열린 회담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고위급 협상팀을 각각 꾸리기로 했으며, 양국 주재 대사관 운영 정상화 등을 위한 양국간 협의 메커니즘을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쟁이 끝난 후에 재건 및 투자 기회와 미래 협력의 토대를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미국이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앞서 러시아와 먼저 만나 우호적 합의를 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반응은 싸늘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루비오 장관이 이날 미러회담후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 해제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강력한 카드를 내주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