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대비 3.0% 상승
근원 CPI는 3.3%... 유가 불안·식료품값 상승세
증권가 "올 상반기 연준 금리 동결 이어질 공산"
'트럼프 정책' 본격화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지난달 미국의 물가지표가 '깜짝 상승'을 기록하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드러내면서 한국은행 금리 인하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는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전월 대비 0.5%)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온 건 지난해 6월(3.0%) 이후 7개월 만이다.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3%,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대표지수와 근원지수 상승률은 모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0.1∼0.2%포인트(p) 웃도는 수준이다.
유가 불안과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물가 전반을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예상보다 높게 나타난 물가지표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하면서 시장에선 올해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 하원 청문회에서 "물가 목표(2%)에 근접했지만 아직 도달하진 못했다. 물가지표 역시 같은 상황을 말해준다"며 "우리는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정책금리를 연속으로 내려 온 유럽중앙은행(ECB)에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ECB 통화정책위원인 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같은 날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우리 일은 성장이 아닌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것"이라며 "경기 부양을 위한 '빅컷'(금리 0.50%p 인하)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내 기준금리 인하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한은이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보다 빠르게 금리를 내리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입품을 중심으로 국내 물가가 오를 여지가 커진 점도 금리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기 어렵게 됐다. 최소한 올해 상반기에는 연준의 금리 동결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면서 "물가 압력이 더 고조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강화해 수입물가를 자극할지가 변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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