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2조 연기금투자풀 개편…운용 경쟁 유도·수익률 높인다

입력 2025-02-12 16:37:44 수정 2025-02-12 19:19:16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등록하면 증권사도 주간운용사 가능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가 입주한 정부 세종청사 중앙동의 모습. 2024.8.12. 홍준표 기자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가 입주한 정부 세종청사 중앙동의 모습. 2024.8.12. 홍준표 기자

62조원 규모의 연기금투자풀에 증권사도 주간 운용사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달러 머니마켓펀드(MMF)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도 새롭게 투자 대상으로 포함됐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관계장관회의'에서 '연기금투자풀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중소형 연기금·공공기관의 여유자금을 민간 주간 운용사가 통합 운용하는 연기금투자풀을 2001년 도입해 운용 중이다. 작년 기준 평균 잔액은 62조1천억원이며 예탁기관은 115개다. 통합펀드에 자금을 위탁하면 개별펀드에 자금을 배정해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방식으로 운용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에서 자산운용사 중심의 과점 체제를 깨기로 했다. 현재 투자풀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두 곳이 맡아서 굴리고 있다. 하지만 제한된 경쟁 구조가 길어지면서 수익률 제고 등 성과 제고 유인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개편안에는 투자풀 주간 운용사를 기존 자산운용사에서 자본시장법상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한 증권사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한 증권사는 교보·신한·한국투자 등 9곳이다. 정부는 입찰업체 중 상위 2개 사를 주간 운용사로 선정할 방침이다.

주간 운용사는 4년 주기로 선정된다. 평가 기준 등 세부 선정 방안은 상반기 중 연구 용역을 거쳐 마련한다.

주간 운용사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평가 점수 기준도 기존 67점에서 70점으로 강화한다. 통합펀드의 수익률을 평가할 때 주간 운용사에 지급하는 보수를 제외하는 안도 개편안에 포함됐다. 편드의 수익률을 더욱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투자풀 운용 전략도 다변화한다. 기금관리 주체가 고수익 중장기자산에 적극 투자하도록 기금 평가시 자산배분 적정성에 대한 평가항목도 신설한다. 대체투자 상품에 적기 투자가 가능하도록 복잡한 심사절차를 단축하고 상장 대체투자 상품에 대해서는 대체투자자문단 검토를 생략한다.

외화 보유 기금·공공기관을 위한 달러 머니마켓펀드(MMF)도 투자풀에 도입된다. 환전을 거치지 않고 바로 달러를 투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산 운용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국내 ETF 시장 성장에 따라 국내 주식·채권 ETF 투자도 허용해 상품의 다양성을 확보한다.

공공부문의 투자풀 위탁도 확대한다.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법령상 기금과 공직유관단체 보유자금의 투자풀 위탁을 허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공직유관단체는 최초 위탁 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경우에 한해 허용하는 등 위탁 실효성과 관리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로 위탁을 한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