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구리·알루미늄·철강 가격 급등…금값은 온스당 3천달러 가시권

입력 2025-02-11 17:37:30 수정 2025-02-11 21:35:09

10일 포항 철강산업단지 내 한 공장 야적장에 철강 제품들이 쌓여 있다. 글로벌 관세전쟁의 포문을 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김영진 기자
10일 포항 철강산업단지 내 한 공장 야적장에 철강 제품들이 쌓여 있다. 글로벌 관세전쟁의 포문을 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김영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의 서막이 오른 가운데 구리와 알루미늄, 철강 등 미국 시장 내 금속 가격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관세 발효 전 물량 확보를 위해 미국 내 트레이더들이 프리미엄을 얹는 등 매집에 나서면서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관세 전선 확대로 인해 안전자산 수요도 몰리며 금값이 온스당 3천달러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전에 예고한 바와 같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공식화했다. 앞서 수입 구리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구리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 오른 1톤(t)당 1만달러를 넘어섰다. 런던 가격보다 t당 800달러 이상 비싸다. 뉴욕과 런던 시장 간 가격 폭이 이 정도로 떨어진 것은 2020년 초 이후 처음이다.

원자재 중개업체 석덴 파이낸셜의 다리아 에파노바 리서치팀장은 "미국의 가격 상승은 향후 관세로 인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시장에서는 실제로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알루미늄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CME 그룹 자료에 따르면 3월물 알루미늄 선물가격에서 미드웨스트 프리미엄(Midwest Premium)은 파운드당 30센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거의 10%에 가까운 상승률이다.

미드웨스트 프리미엄은 미국 중서부 지역의 금속제품 가격이 런던 등 다른 지역보다 더 높게 형성되는 것을 일컫는다.

현재 미국의 경우 알루미늄 수요 약 80%를 수입하고 있다. 캐나다는 가장 큰 정제 알루미늄 공급국이다.

JP모건은 "미국의 알루미늄 재고가 일시적인 공급 경색에 대한 단기적인 '완충 장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도 "모든 국가에 관세가 부과되면 재고는 더 빨리 소진되므로 미국 미드웨스트 프리미엄은 지금보다 더 뛰어 파운드당 40센트가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대체로 인플레이션과 무역 전쟁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인식되면서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애널리스트 로스 노먼은 "현재 금값은 3천달러 수준을 매우 명확하게 목표로 삼고 있고, 시장은 매우 강하다"며 "언제 그 수준에 도달할지가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이 미국 경제 성장과 세계 경제 성장, 주식시장에 미치는 관세의 하방 위험에 대비해 "헤지수단으로 금괴가 매입되고 있다"며 "금값이 단기적으로 온스당 3천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