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MS, 메타 '빅테크' AI 투자 확대…엔비디아 기사회생
국내 IT업계도 AI 주도권 확보에 '사활' 스타트업 진입 가능성↑
저비용·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을 구현한 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영향에도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빅테크들이 AI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의견을 내놓으면서 충격을 입었던 증권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딥시크의 등장에 자극을 받은 국내 IT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는 AI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소버린(주권) AI'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AI 투자 확대…엔비디아 기사회생
딥시크 R1 출시 후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졌으나 빅테크는 여전히 컴퓨팅 기술 발전을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지난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며 주가에 타격을 입었지만 AI 분야에 오히려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지난 4일(현지시간)밝혔다.
이날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앞으로의 기회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며 "우리의 발전을 가속하기 위해 올해 자본 지출에 있어 약 750억달러(109조원)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 추정치인 597억3천만달러를 25% 상회하는 수치로, 앞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올해 투자 계획을 600억∼650억달러라고 발표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아낫 애쉬케나지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과 가진 콘퍼런스콜을 통해 "이 비용 중 160억∼180억달러가 1분기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반적인 지출은 "주로 서버에 대한 기술 인프라, 데이터 센터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차이 CEO는 지난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기술 분야 전환기에는 과소 투자가 과잉 투자보다 훨씬 위험하다"며 AI시대 '승자독식'을 고려한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장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 등도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도 딥시크 충격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27일 딥시크 여파로 17% 폭락하는 등 그동안 약세를 보였으나 5일 5% 이상 상승하며 시가총액 3조 달러를 회복했다.
◆국내 IT업계 "AI 주도권 잡아야"
국내 경제계에서는 AI 산업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각 기업들은 AI 기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의장이 7년 만에 이사회에 복귀했다. 2017년 의장직을 내놓은 그는 글로벌 사업 부문에 집중해왔으나, 의장으로 복귀하면서 AI를 비롯한 핵심 사업 부문에 과감한 드라이브가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 의장은 그동안 AI 주권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챗GPT, 딥시크 등 글로벌 AI 공세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이 복귀 결정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연대를 선언한 카카오가 내놓을 AI 서비스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플랫폼 기업과 AI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딥시크가 제시한 오픈소스(개방형 소프트웨어) 전략을 채택해 성과를 이뤘다는 점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많은 자본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효율성이 높은 AI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도 AI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딥시크 사태에 대해 "한국 입장에선 기회에 더 가깝다"며 "엔비디아 독점 체제 하에서 많은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자극을 받으면서 동시에 희망도 함께 싹트고 있다"고 했다. 이어 "AI모델 개발이 활발해지면 향후 관련 서비스 시장 규모도 확대될 수 있어 반도체 업계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I시대가 한 발 더 가까워진 만큼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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