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전 최저기온 영하 7.1도… 입춘 앞두고 갑작스러운 혹한
행주 얼고, 밀가루 얼고… 추위에 맞서며 고군분투하는 전통시장 상인들
기온은 내리고, 물가는 오르고, 손님은 없고… 깊어지는 한숨
"이거 고사리 언 거 아니죠?"
4일 오전 10시 20분쯤 찾은 대구 북구에 있는 칠성시장. 털모자, 장갑, 목도리로 중무장한 손님 두 서명이 칼바람에 걸음을 재촉할 뿐, 시장 거리는 한산했다. 이곳에서 20년째 야채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임모(77) 씨는 두터운 패딩 위에 앞치마를 두른 채 텅 빈 거리를 바라보며 울상을 지었다.
임씨는 "추워서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겨 새벽 5시에 나왔는데 지금까지 5만원어치도 못 팔았다"며 "가판대 위 야채들이 얼까 봐 이불을 덮어놨다. 배추나 무 같은 건 아예 가판대 위에 올려놓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강추위와 고물가로 인해 지역 전통시장은 상인들의 한숨 소리만 가득한 모습이다.
대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날 대구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7.1℃를 기록하는 등 대구에서도 동장군이 기승을 부렸다.
중구 서문시장에서 8년째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0) 씨는 "행주도 얼고, 요리하려고 올려놓은 밀가루 반죽도 얼어서 큰일"이라며 "날이 워낙 춥다 보니 병원이나 약국 방문 등 어쩔 수 없이 외출해서 지나다니는 손님들만 있을 뿐 평소에 비해 손님이 10분의 1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추운 날씨에 장사를 하지 않는 상인들도 많다. 이쪽 노점 라인도 20% 정도만 나오고 나머지는 다 장사를 쉬었다. 내일도 춥다고 해서 나도 장사를 쉬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떨어진 기온과 반대로 고공 상승 중인 물가는 상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배추 소매가격은 한 포기 4천835원으로, 전년 대비 52.8%, 평년 대비 41.5%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 역시 한 개에 3천65원으로, 이는 1년 전보다 99.0%, 평년보다 67.1% 오른 가격이다.
동구 평화시장에서 23년째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72) 씨는 "재작년엔 물엿 20kg를 2만7천원이면 샀었는데 요즘은 3만8천원은 내야 한다"며 "양념뿐 아니라 반찬에 자주 사용하는 배추, 무 등 가격도 전반적으로 다 오르는 바람에 지난 1월에도 가게 임대료, 직원 인건비 내고 나니까 남는 게 하나도 없었다"며 "날까지 추워 내놓은 반찬이 얼어버려 고달픈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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