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2024년 12월 3일 계엄 선포와 14일 국회 탄핵소추 이후 불과 2달 만에 거대한 민심의 파고가 두 차례 몰아친 후 3번째 파고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세 번째 파고는 기존의 흐름만 바꾸었을 뿐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가 없다.
첫 번째 민심의 파고는 계엄 직후 탄핵에 대한 찬성으로 나타났다. 계엄은 내란으로 규정되면서 국민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대해 70% 이상 찬성하였고, 이는 진보만의 동의가 아니라 중도와 보수 모두의 사회적 합의였다.(쿠키-한길리서치 12월 8∼9일 조사에서 국민 전체 탄핵 찬성 76.1%: 보수 65.3%, 중도 77.0%, 진보 89.7%)
그러자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24년 말까지 다수 조사기관의 정당 지지도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두 배 가량 앞섰다. 그러나 이러한 파고는 그렇게 오래 가지 못하고 두 번째 파고가 밀려들었다.
두 번째 민심의 파고는 12월 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과 최상목 탄핵 겁박 및 고발로 민주당이 국가와 국민 그리고 국정 안정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이후에 공수처의 대통령 수사 및 체포 논란은 민주당의 법치 및 정치적 저의에 의심을 갖게 만들고 여론조사 고발, 카톡 검열, 민주파출소 논란은 민주당의 언론관과 사회적 자유에 대한 의문을 갖게 했다. 특히 탄핵재판에서 내란죄 제외 논란은 이 모든 것이 이재명의 대선 전략으로 인식되면서 강경 보수진영에게 계엄(내란)에 대응 한 또 다른 역모라는 비판의 빌미를 주었다.
그 결과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수행이 아닌 윤석열(대통령)에 대한 포괄적인 정치적 지지도가 45%를 넘어섰고, 2배 정도 벌어졌던 정당 지지율도 다시 백중이거나 민주당이 역전당하는 조사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1월 20~22일 NBS조사에서 탄핵 찬성이 57%로 떨어졌고, 다른 조사에서는 찬반이 비슷하게까지 나왔다. 이렇게 되자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을 50%대 찬성으로 탄핵을 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과 정치적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세 번째 민심 파고는 설 연휴를 거치면서 조짐이 나타난다. 계기는 민주당에 의한 탄핵 역풍이 불어 여론이 보수에게 유리하게 나타나자 극단적 보수층과 국민의힘의 여론조사 수치 오독과 정치 상황에 대한 성찰 부족이다. 여론 수치가 오르자 마치 이를 대통령과 보수·국민의힘에 대한 순수 지지율로 착각했고, 극단적 보수 유튜버와 백골단의 극우 논란과 서부지원 폭력 사태, 전광훈 목사의 종교의 정치화 논란이 일었다.
그 결과 가장 중요한 지표인 탄핵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탄핵 찬성이 설 연휴 기간 조사에서 하락을 멈추고 다시 소폭 반등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21~28일까지 조사 발표된 한국갤럽, 입소스, 케이스텟리서치,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 등 5개 면접조사 탄핵 찬성율: 57%∼60%)
그럼 이러한 파고는 누가 만드는가? 항상 그러했듯이 중도층이다. 진보와 보수는 어차피 입장이 정해져 있다. 반면 중도층은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국정과 민생 안정, 법치, 민주, (언론, 표현, 사상)자유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1차 파고는 계엄을 민주적 정치와 헌정 질서를 파괴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면 2파고는 법치와 민주, 자유 등의 훼손, 국가·국민·국정에 대한 책임감 상실로 보이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평가이다. 마지막으로 3파고는 1,2파의 국민 경고에도 극단적 강경 보수층의 자의적 민심 오독과 성찰 부족에 대한 경고이다.
계엄과 탄핵 이후 민심은 매 시기별 정국에 대한 판단이었다면, 이제부터 국민들은 현 난국을 어떻게 책임감을 가지고 극복해 나가는가를 지켜 볼 것이다. 그 가운데 중도층이 만들어 갈 3파고와 그 이후 파고는 이전과는 다르게 크지는 않지만 강력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
문제는 여론 지표는 후행 지표여서 과거에 대한 평가 수치만 보여줄 뿐 미래에 대한 답까지 직접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정치인과 각 당은 스스로 혁신하고 개혁하면서 국가와 국민을 중심으로 놓고 답을 찾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나 야당인 민주당은 같은 처지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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