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산업 침공] 트럼프 리스크까지 겹쳐…中 수입 의존도 낮춰야

입력 2025-02-03 17:05:52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이 포스코퓨처엠 세종 음극재 공장에서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로부터 2차전지 핵심소재인 음극재 제조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이 포스코퓨처엠 세종 음극재 공장에서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로부터 2차전지 핵심소재인 음극재 제조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對)중국 2차전지 원재료 수입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정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2차전지 핵심광물 8대품목 공급망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입 의존도 평균은 77.1%로 조사 대상 6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산화코발트·수산화코발트(83.3%), 황산망간·황산코발트(77.6%), 산화리튬·수산화리튬(81.2%), 탄산리튬(89.3%), 황산니켈(59%) 등 품목을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배터리·양극재 등이 세제혜택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IRA 법안을 폐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으나, 자국 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일부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경우 한국 배터리 업계가 직간접적인 피해에 노출될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중국 등 외국우려기업(FEOC)에 대한 규정을 수정하면 중국에 공급망이 둔 국내 기업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는 원재료 공급망 다변화 및 자립도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원재료부터 생산,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양극재 제조에 필수적인 전구체는 물론 니켈, 리튬의 국내 생산을 목표로 경북 포항 등에 생산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고려아연과 LS그룹도 배터리 원재료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트럼프 2기 출범을 계기로 새로운 한미 배터리 협력 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와 정부 차원의 예산, 세제, 금융 지원과 입법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국가전략 산업인 배터리 업계의 활력을 모색하기 위해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배터리·배터리 소재기업들은 최근 '2차전지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광물 자원의 수급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2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및 정부 지원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입 의존도를 단숨에 낮추는 것은 힘들겠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세계 각국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