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충격 최소화 의견 나눈 듯
대규모 투자→SW 주목 전환점
중국산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 출현의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회동을 가졌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던 AI 산업 생태계에 균열이 발생한 만큼 향후 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마련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딥시크와 AI 칩 수출 통제 강화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딥시크 쇼크'가 지속하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 추가 규제를 검토하는 중에 이뤄져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백악관은 회동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엔비디아 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반도체 및 AI 정책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며 "황 CEO와 대통령은 미국 기술 및 AI 리더십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세계 반도체의 절반을 소비하는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딥시크의 등장으로 추가 제재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황 CEO가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딥시크는 추론형 모델 딥시크 R1을 개발하는 과정에 엔비디아의 구형 AI칩 H800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미국 빅테크들이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한 해 동안 투자하는 비용과 비교하면 10%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H20의 저사양 칩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태로 AI 생태계 지형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인프라 투자의 중심인 반도체 업계에서 소프트웨어(SW) 업계로 무게추가 옮겨가는 모양새다. 고가의 칩을 사용하지 않아도 높은 수준의 AI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9.86% 급락한 반면 네이버(6.3%), 카카오(7.27%) 등 SW 관련 종목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거의 종교와도 같았던 대규모 투자에 의존한 AI 개발 방법의 전환점이 멀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장에 던졌다"며 "연휴 기간 실적을 공개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은 여전히 적극적인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혔으나 중장기 캐팩스(Capex·설비투자) 전략과 관련해서는 미묘한 변화가 포착됐다"며 "딥시크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AI 인프라 구축 경쟁의 틀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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