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베어로보틱스 경영권 인수 속도전
로보틱스 관련주 연초부터 랠리 이어가
수익성·상용화 아직 의문부호…투자 유의해야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가 로봇 전문기업 인수를 추진하면서 미래 먹거리 로보틱스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물리적 기기를 결합해 상호작용하는 AI로봇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을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의 참전으로 AI로봇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 LG전자 베어로보틱스 경영권 확보
LG전자가 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인 베어로보틱스의 경영권을 확보에 나섰다. LG전자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베어로보틱스의 30%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의결했다.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베어로보틱스는 로봇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구축, 다수 로봇을 최적화한 경로로 움직이는 군집제어 기술, 클라우드 관제 설루션 등의 분야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3월 6천만달러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 지분 21%를 취득하고, 최대 30% 지분을 추가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콜옵션 행사가 완료되면 베어로보틱스 지분의 51%를 보유,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 기존 클로이 로봇 중심의 상업용 로봇 사업 일체를 베어로보틱스와 통합할 예정이다. 그동안 베어로보틱스를 이끈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 하정우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유임해 기존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LG전자에서도 이사회 멤버로 참여해 상업용 로봇 사업 시너지 창출에 매진하도록 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번 베어로보틱스 경영권 확보로 상업용 로봇을 비롯한 LG전자 로봇 사업 전반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업용 로봇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그간의 제조 역량과 공감지능을 기반으로 가정용·산업용 로봇 사업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조주완 CEO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로봇은 명확한 미래"라며 "현재 집중하고 있는 F&B(식음료)·물류 배송로봇을 넘어 이동형 AI홈 허브(프로젝트명 Q9) 등 가정용 로봇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로봇 산업 소프트웨어(SW)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이와 관련된 역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베어로보틱스의 SW를 기반으로 통합 설루션 플랫폼을 구축, 다양한 고객에게 상향 평준화된 설루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다양한 로봇에 통합 플랫폼을 공통 적용해 개발 기간을 줄일 수도 있다.
또 LG전자의 제조 역량·공급망 관리(SCM) 노하우와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는 로봇 사업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와 제품 판로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상업용 로봇을 호텔TV·사이니지·IT기기 등 LG전자의 기업간거래(B2B) 설루션과 결합해 기업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한꺼번에 공급하는 '턴키 수주'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삼수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은 "이번 추가 투자는 '명확한 미래'인 로봇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LG전자의 확고한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상업용·산업용·가정용 등 로봇 사업 전방위 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 AI 다음은 로봇?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를 계기로 사람과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보던 로봇이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AI 열풍을 잇는 다음 주자가 로봇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시장은 아직은 명확한 선두 업체가 없는 상황으로, 국내 대기업들이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는 인적자원이나 자체 기술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이 있는 산업인 만큼 대기업의 투자를 받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날까지 국내 증시 대표 로봇 관련 종목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51.8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년 말 삼성전자가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한 데 이어 연초 미래로봇추진단을 설치, 운영하면서 기대감이 증폭됐다.
지난 24일 LG전자[066570가 미국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LG전자 모터사업부에서 출범한 하이젠알앤엠은 이날 하루에만 20% 가까이 올랐고 연초 이후 상승률은 134.70%에 달한다.
이외에도 LG전자의 투자를 받은 엔젤로보틱스(26.31%), SK텔레콤·쿠팡·GS리테일 등의 투자를 받은 씨메스(15.83%)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로봇 관련 종목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준수한 수익률을 냈다. 'K0DEX K-로봇액티브 ETF'는 연초 이후 15.27% 올랐고 'RISE AI&로봇 ETF'도 11.79% 상승했다.
다만, 국내 로보틱스 산업이 아직까지는 글로벌 무대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아직은 글로벌 시장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는 국내 휴머노이드 업체가 가장 높겠지만, 상장 업체가 많지 않은 만큼 정밀감속기, 엔코더, 엑츄에이터 등 주요 소부장 업체 중 휴머노이드 공급망 편입 가능성이 높은 업체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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