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동떨어진 수업 방식… 교사 준비 부담 가중
평가와 수업의 괴리… 학생·교사의 의견 반영 필요
경북교육청이 지난 2023년부터 도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질문탐구형 수업'을 전면 확대했지만, 중·고등학교 현장에서 학생 평가 문제와 교사의 수업 부담 증가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질문탐구형 수업은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생성하고 탐구하며 학습하는 방식으로 경북교육청은 이를 통해 창의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중·고교 현장에서는 실효성 부족과 현실적인 운영 어려움이 지적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등 질문탐구 수업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학생 평가 방식의 모호함이다.
기존의 강의형 수업과 달리 학생 개개인의 탐구 과정이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성적 산출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한 고교 교사는 "수업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평가 기준이 불명확해 성취평가제와 연계하기 어렵다"며 "결국 기존 평가 방식을 유지할 수밖에 없어 수업과 평가가 따로 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도 크게 늘고 있다.
기존 강의식 수업보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해 학생 수준에 맞춘 맞춤형 탐구 활동을 설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또 경북교육청에서 제공하는 매뉴얼과 연수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현장 지원보다는 이론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적용이 어렵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한 중등 교사는 "교육청이 수업 혁신을 강조하지만, 정작 교사들에게 필요한 실질적 지원은 부족하다"며 "탐구형 수업이 정착되려면 현실적인 지원과 교사 업무 경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질문탐구형 수업이 모든 학생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학습 의욕이 낮거나 기초 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질문을 생성하고 탐구하는 과정 자체가 학습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기본 학습 역량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탐구 과정이 오히려 학습 장벽이 될 수 있다"며 "기초 학력 보완과 함께 운영되지 않으면 학습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질문탐구 수업이 효과적으로 정착하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들의 학습 수준과 환경을 고려한 유연한 수업 방식을 마련하고, 교사들에게는 현실적인 지원과 평가 기준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질문탐구 수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교사와 학생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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