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맞고 잠든 사이에 슬쩍…병원 1인실 공간서 무슨 일이

입력 2026-07-26 18: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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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2명 등 14명 송치…환자 신체 몰래 촬영

프로포폴 불법 투약 장소로 쓰인 청담동 의원
프로포폴 불법 투약 장소로 쓰인 청담동 의원

의료용 마약류인 프로포폴 등을 원가의 30배가 넘는 금액에 불법 투약하고, 수면 상태에 빠진 환자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의사가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의사 2명과 행정실장 1명, 투약자 11명 등 총 14명을 서울중앙지검에 넘겼다고 26일 밝혔다.

40대 의사 A씨는 2021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의원을 통해 7명에게 프로포폴 등을 투약하고 4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1회당 투약 비용은 35만원이었다.

이들은 미용 시술을 하는 것처럼 꾸며 불법 투약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에게는 프로포폴 투약 후 잠든 환자의 신체를 총 27차례 몰래 촬영한 혐의도 적용됐다.

A씨와 동업한 50대 의사 B씨 역시 약 1년 동안 8명을 상대로 총 111차례 프로포폴 등을 투약해 4억1천700만원을 받아낸 혐의로 적발됐다.

두 의사가 정한 1회 투약 가격 35만원은 해당 약물 원가의 약 31.7배에 이르는 수준이었다.

투약자 가운데는 하루에 최대 1천350만원을 결제한 중독자가 있었으며, 11개월 동안 64차례 병원을 찾아 2억5천300만원을 쓴 사례도 확인됐다.

약물에 취한 채 무려 13시간 동안 의원에 머문 투약자도 있었다.

두 의사는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면서 환자의 수면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 일반 수면 마취제인 덱스메데토미딘 등을 마약류와 함께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덱스메데토미딘이 마약류를 대신해 오남용된 사례가 수사기관에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이 약물이 최근 신종 약물로 적발돼 마약류 지정 필요성이 제기된 동물용 마취제인 '메데토미딘'과 사실상 동일한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 약품들을 마약류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의사 2명이 벌어들인 4억5천7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도 신청했다.

2023년 7월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피의자들이 운영한 병원을 비롯해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하며 장기간에 걸쳐 증거를 수집했다.

다만 두 의사는 동업 관계였지만 서로 다른 층에서 진료했고 개인적인 친분도 두텁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두 사람을 공범으로 보지는 않았다. B씨는 불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의 감시가 닿지 않는 병원, 특히 1인실을 악용한 중대 범죄"라며 수면 마취 과정에서 의료인이 환자를 혼자 진료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간호사 등 제삼자의 동석을 의무화하는 '샤페론(보호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