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 저격하는 'K-패션'…프리머엄에 디자인 한 스푼

입력 2025-01-12 13:22:22 수정 2025-01-12 16:36:32

서울 한 의류 판매점 모습. 연합뉴스
서울 한 의류 판매점 모습. 연합뉴스

패션업계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에 이어 올해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 시장 침체, 이상 기후 영향 등으로 국내 주요 패션·의류 기업들이 고초를 겪으면서, 새로운 판로 확보를 위해 해외 시장 진출에 힘을 주고 있다.

다만, 가성비 제품을 내세웠던 K-뷰티의 초기 시장 진입 전략과 반대로 K-패션은 고급(프리미엄), 디자인 등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중저가 제품은 중국이나 베트남 등과 경쟁해야 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LF는 중국에 진출한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의 가격과 디자인, 소재의 질 등을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내놓으며 고급 이미지 브랜드를 내우고 있다. 지난해 헤지스는 중국과 대만, 베트남에서 전년 대비 15% 매출이 신장했다. 특히 중국 매출이 지난 2023년 30% 신장하는 기록을 세웠다.

LF는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도 베트남 하노이 상류층의 랜드마크인 장띠엔 백화점에 입점시키는 등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브랜드 준지도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 럭셔리 백화점인 릴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또 영국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는 팝업을 진행한 바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중국, 베트남 등 경쟁국의 저가 제품으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며 "중국 시장은 경기가 안 좋지만, 한국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있고 베트남 역시 소득수준이 올라오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리미엄 전략에다 한국 패션기업들이 디자인도 해외 진출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요소다.

한섬은 2019년부터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 꾸준히 참석해 기반을 다져왔다. 한섬은 지난해 6월 파리에 2개 층을 사용하는 470㎡(142평) 규모의 자사 브랜드 시스템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이 매장은 지난해 연간 목표 매출액의 130%를 달성했고, 전년 대비 도매 계약업체 수도 20% 이상 증가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인 마땡킴은 지난해 10월 홍콩에 첫 매장을 냈다. 마땡킴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인기를 끈 브랜드로 성수동 매장은 방문객의 80%가 외국인일 정도로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마땡킴은 5년 이내에 아시아 권역을 중심으로 27개의 글로벌 매장을 연다.

남성복 디자이너 우영미가 2002년 파리에서 론칭한 브랜드 '우영미'는 파리 명품 거리인 생토노레에 한국 브랜드 처음으로 단독 매장을 내는 등 유럽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처럼 주요 패션·의류기업들이 이처럼 해외 공략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자료에 따르면 의류·신발 지출은 11만4천원이다. 이는 전체 소비 가운데 역대 최소 수준인 3.9%를 차지했다.

또 최근 이상 기온으로 인해 패딩 등 비교적 단가가 높은 제품들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매출 신장이 어려운상황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내수경기 침체로 패션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패션은 화장품과 달리 충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브랜드들도 단기간에 매출을 올리기보다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나 디자인을 좋아하는 확실한 고객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